"살 빼려고 먹었는데 간염"…1년 전 논란됐던 '가르시니아' 뒤늦게 왜
식약처, 위원회 열어 해당 제품 회수 결정
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제품 위험 거론돼

국내 745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에 쓰이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을 먹고 간 기능이 저하된 사례가 연이어 보고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제품의 '전량 회수' 조치를 단행했다.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체지방 감소 건기식 중 이상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됐는데, 근본적인 성분 검토 없이 식약처가 '땜질 대응'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식약처는 23일 '대웅제약 가르시니아' 복용 후 간 기능 이상사례가 2건 보고돼 전량 회수 조치를 명령했다. 소비기한이 △2027년 4월 17일 △2027년 4월 18일인 제품으로 총 11만4000개 가량이다. 해당 제품은 다이소를 통해 유통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과 27일, 서로 다른 소비자 2명이 이 건기식을 섭취하고 유사한 급성 간염 증상을 보였다. 이에 식약처는 제품에 대한 잠정 판매 중단을 권고하고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진행했다.
임창근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심의 결과 이상사례와 제품과의 인과관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돼 소비자 안전을 위해 제품 회수를 조치한다"며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섭취를 중단하고 구입처에 반품하라"고 안내했다. 추가로 식약처는 해당 성분 제품의 섭취 시 주의사항에 '드물게 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섭취 기간 중 알코올 섭취를 피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예전부터 해당 성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9년 간 손상 위험을 이유로 가르시니아 성분을 주성분으로 한 다이어트 보조제 '하이드록시컷(Hydroxycut)'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프랑스 식품·환경·직업보건안전청(ANSES)도 지난 3월, 가르시니아 성분이 급성 간염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보고하며 이를 포함한 건강보조식품의 수입·유통을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논란이 제기된 적이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접수된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가 1589건에 달하고, 이 중 가르시니아 성분 제품이 가장 많은 이상사례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2023년 심의자료에 따르면 해당 성분 섭취 후 보고된 중대한 이상사례(출혈 등)는 전체 138건 중 136건에 달했다. 올해도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을 사용한 건기식 섭취에 대한 이상사례 신고는 47건이 접수됐다.
현재 시판되는 가르시니아 성분이 식약처가 '과학적 평가'를 통해 그 안전성과 기능성을 인정한 '고시형 원료'라는 점에서 관리 제도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인다. 특정 회사의 제품만이 아닌, 전수 조사하거나 원료 자체의 안전성을 평가한 뒤 검사 기준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대웅 가르시아 제품을 복용한 후 간 기능 이상이 발생한 환자는 모두 술(알코올)을 마셨고, 식약처가 해당 원료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기준이나 규격에 부적합한 항목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식약처는 "(대웅 외에) 나머지 제품은 섭취량과 섭취 방법 등 주의사항을 유념해 섭취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가 인정한 고시형 원료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가 된다는 것은 원료 자체에 대한 과학적 검토와 관리 기준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식약처가 국민 안전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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