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미 의원들 만나 ‘3500억달러 불합리’ 조목조목 설명… APEC까지 ‘협상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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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 뉴욕 순방 첫날인 22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관세 협상과 관련한 미국 요구의 불합리성을 언급한 배경에는 한국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해 평행선을 달리는 협상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2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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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한국 외환시장 불안정 우려”
관세 부당성 호소하며 설득외교 총력전
‘3500억달러 대미투자’ 돌파구 마련 시도
여한구, 아세안 참석해 미국 측과 후속협의

뉴욕=나윤석 기자, 박준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 뉴욕 순방 첫날인 22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관세 협상과 관련한 미국 요구의 불합리성을 언급한 배경에는 한국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해 평행선을 달리는 협상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순방을 앞두고 진행한 외신 인터뷰에서도 ‘탄핵’ ‘금융위기’ 등과 같은 강경한 표현을 써가며 한국 경제와 우리 기업들에 막중한 부담을 안기는 요구는 수용하기 힘들다는 뜻을 거듭 시사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비공개 접견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대통령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외환시장에 불안정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만 결국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상업적 합리성은 우리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합의점이 도출돼야 한다는 뜻을 담은 표현으로 해석된다. 한미동맹의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거센 압박을 그대로 수용하면 외환보유액이 일본과 비교해 절반 정도에 불과한 한국 경제가 버텨내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들에게 미국 요구의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실제 현장 발언의 수위도 보도자료에 담긴 표현보다 다소 높았다고 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는 강경한 기조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22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 인터뷰에선 “(미국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말 타결한 통상 협상의 세부 사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와 관련한 직접 투자 비중, 사업 선정 방식, 수익 배분 등이 핵심 쟁점들이다. 이날부터 3박 4일간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지에서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접견에서는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인 구금 사태가 촉발한 비자 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고, 미 의원들은 양국의 비자 개선 노력이 ‘한국 동반자법(Partner with Korea Act)’의 의회 통과에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달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해 나갈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미 의원들은 “오늘 접견이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 의회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조선·바이오·방산 분야 등에서 산업·기술 협력이 공고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한 콘퍼런스홀에서 동포 간담회도 열었다. 이 대통령은 “재외 국민이 본국을 걱정하는 일이 꽤 오랫동안 있었는데 이제 대한민국이 여러분을 생각하고 여러분을 걱정하겠다”며 “대한민국은 아주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문화 강국으로, 군사·경제 강국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재외 국민이 전 세계 어디에 있든 권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투표 제도 개선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나윤석·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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