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전초전 이상의 가치'... 홍명보호 미국 원정이 남긴 것[스한 위클리]

김성수 기자 2025. 9. 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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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옌스 활용법 빛났다
개최국 상대 선전-본선 비밀병기 교민 응원

[뉴저지(미국)=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9월 미국 원정에서 미국(15위)에 2-0 승리, 멕시코(13위)와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일정을 마쳤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들을 상대로 치른 이번 평가전은 의미 있는 경험이자 값진 성과였다.

이번 원정은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에 불과했지만, 대표팀이 거둔 수확은 충분히 긍정적이었다.

ⓒ연합뉴스

▶'와인처럼 나이 드는' 손흥민, '독일서 온 신형 전차' 옌스

손흥민은 이번 A매치를 앞두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했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는 무대를 앞두고 현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선택.

아무리 손흥민이어도 33세의 나이에 매번 풀타임 출전을 하는 것은 무리인 상황. 대표팀에서는 포지션과 출전 시간을 고려해 손흥민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미국 원정은 손흥민 활용법을 제대로 보여준 장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6일 미국전에서는 최전방 원톱에 선발로 출전해 공격진과 좋은 연계를 보여주며 1골1도움을 올렸다. 10일 멕시코전에서는 후반전 왼쪽 측면에 교체로 나와 경기의 리듬을 바꾸고 속도를 올리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멕시코전 출전으로 차범근-홍명보의 한국 선수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인 136경기와 동률을 이루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팀에서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할 때 손흥민을 출전시킬 것이다. 2연전 동안 굉장히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말했다. 마치 잘 숙성된 와인처럼 노련한 활약을 보여준 '베테랑' 손흥민이었다.

한편 중원에서는 새로운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독일인, 어머니가 한국인인 '독일 혼혈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는 이번에 소속 협회를 독일에서 대한축구협회로 변경하며 한국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미국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멕시코전에서 선발로 나서기도 한 옌스는 두 경기 모두 활발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압박과 수비 가담을 보여주며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공을 소유하고 패스에 능한 대표팀의 다른 중앙 3선 미드필더들과 다른 스타일로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이를 제대로 충족시킨 것. 벌써 월드컵 최종명단 입성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축구 4대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신형 전차'의 등장은 대표팀에 큰 힘이 된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독일에서 날아온 옌스 카스트로프.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플랜 B로 최고 경기력-무한 경쟁' 홍명보호 2기의 철저함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1승 1무를 거둔 성과도 의미가 크다. 미국은 최근 투자를 확대하며 성장 중이고, 멕시코는 월드컵 16강 단골 팀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런 강호들을 상대로 원정에서 '플랜 B'인 3백 전술을 시험했고, 결과까지 챙겼다.

심지어 미국전은 단순히 2-0의 스코어뿐만 아니라 사실상 이동경-이재성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는 특이한 형태의 3-4-3 포메이션, 3-4-2-1 포메이션이 완벽하게 적중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수비 숫자를 늘린 3백 전술 속에서 김민재는 수비와 공격을 자유롭게 오가며 활약했다. 또한 원톱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의 유기적인 연계도 빛났다. 두 골 모두 조현우 골키퍼부터 시작해 득점까지 이어지는 준비된 3백 빌드업 패턴에서 나왔다는 것도 중요한 성과다.

홍 감독은 'EPL서 뛰는 황희찬도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뽑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진 데 이어 미국전 완승을 이끌며 '무한 경쟁 체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미국전과 멕시코전 선발 명단도 11명 중 무려 9명의 차이가 있었다. 그만큼 2014 브라질 월드컵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홍 감독의 철저함이 드러난 원정이었다.

ⓒ연합뉴스

▶'홈 같은 원정'... '월드컵 비밀병기'될 교민 응원

미국 현지 교민들의 응원도 뜨거웠다. 특히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전은 많은 교민들의 현장 응원으로 오히려 한국의 홈경기인 듯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미국의 안방이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도시 뉴욕과 인접한 뉴저지에서 오히려 한국이 경기 내용은 물론 응원 열기까지 압도했다.

멕시코전이 열린 테네시주 내슈빌은 미국 남부 지역 특성상 멕시코 관중들이 더 많았지만, 한국 응원단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내슈빌 현지 교민은 물론, 차로 4시간 이상 떨어진 애틀랜타에서도 응원단이 찾아와 약 2000명의 붉은 물결로 선수들을 지켰다.

만약 한국이 로스앤젤레스, 뉴저지 등 교민들이 많은 지역에서 월드컵 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이번처럼 홈경기 부럽지 않은 응원을 등에 업고 뛸 수도 있다. 미국 원정에서 확인한 교민들의 엄청난 응원 규모 역시 대표팀에게 귀중한 수확이었다.

미국전 당시 교민들의 응원 물결.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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