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00대 기업, 10년간 中 53% 늘 때 韓 6% 줄어
중국 기업 성장속도 우리기업의 6.3배
中 180개→275개 vs 韓 66개→62개
미국 기업, 10년간 6.5% 늘며 612개
“韓 위험 감수하며 성장할 유인 적어”

![지난 10년간 기업 성장세를 분석한 결과, 중국 주요 기업의 성장 속도가 한국 기업보다 6.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빌딩가(위쪽)와 중국 상하이 시내 빌딩가 모습 [헤럴드 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3/ned/20250923110744794npyk.jpg)
글로벌 2000대 기업의 지난 10년간 성장세를 분석한 결과, 중국 주요 기업의 성장 속도가 한국 기업보다 6.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 92곳이 글로벌 기업에 진입하는 동안 한국은 오히려 4개 기업이 명단에서 빠지는 등 성장이 정체된 결과다. 이에 기업들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韓, 이대로는 60개 밑으로 떨어질 수도=2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들의 성장 부진 현황을 진단하고 개선하는 ‘K성장 시리즈’의 일환으로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 통계 기반 ‘글로벌 2000대 기업의 변화로 본 韓美中(한미중) 기업 삼국지’ 보고서를 발표했다. 포브스 글로벌 2000은 시장 영향령, 재무 건전성, 수익성이 좋은 리딩 기업을 모아 발표된다.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미국 기업은 10년 전 575개에서 올해 612개로 늘었다. 중국 역시 같은 기간 180개에서 272개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 66개에서 오히려 62개로 줄었다.
기업생태계가 성장하는 속도도 격차가 컸다.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들의 합산 매출액은 10년간 1.5조달러에서 1.7조달러로 15% 성장했다. 반면 중국은 4조달러에서 7.8조달러로 2배 가까이 성장해, 성장 속도가 한국보다 6.3배 빨랐다. 대한상의는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새로운 신규 진입이 많았다는 의미”라며 “중국 기업생태계는 ‘신흥강자’를 배출해 힘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성장을 견인한 건 주로 IT 기업이다. 미국 주요 IT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은 엔비디아 2787%, 유나이티드헬스 314%, 마이크로소프트 281%, CVS헬스 267% 등이다. 테슬라, 우버 등 새로운 분야의 기업들도 새롭게 진입하면서 기업 생태계 성장을 가속화했다.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블록 등 IT 기업들도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의 매출성장률이 1188%, BYD 1098%, 텐센트홀딩스 671%, BOE테크놀로지 393% 등이었다. 이밖에 파워차이나, 샤오미, 디디글로벌, 디지털차이나그룹 등 에너지, 제조업, IT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진입했다.
반면 한국에서 성장을 이끈 기업은 첨단 산업이 아닌 전통 제조업과 금융업이었다. SK하이닉스가 성장률 215%, KB금융그룹 162%, 하나금융그룹 106%, LG화학 67% 등을 각각 기록했다. 새롭게 글로벌 2000대 기업에 등재된 기업도 삼성증권, 카카오뱅크 등 주로 금융 기업이었다.

▶“韓, 성장할수록 지원 줄고 규제 늘어나는 역진적 구조”=한국 기업생태계의 더딘 성장은 국내 규제 체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상의는 “한국 기업 생태계는 기업이 성장할수록 지원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구조로, 기업이 위험을 감수해가며 성장할 유인이 적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부산대 교수가 상법, 공정거래법 등 12개 주요 법률을 조사한 결과, 중견기업일 때에는 94개 규제를 적용 받다 대기업을 넘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되면 343개까지 증가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외부자금 조달 금지,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이 꼽혔다. 이밖에 경제형별 조항 역시 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규제 체계는 기업들의 성장을 막는 주요 장애 요인으로 꼽혀왔다. 대한상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2023년)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진입률은 0.04%, 중견기업의 대기업 진입률은 1.4%에 그쳤다. 중소기업 1만개 중 4곳만이, 또 중견기업 100개 중 1~2곳만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셈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자산총액 5조원이 되면 공시 대상 기업집단이 되고, 10조원으로 키우면 상호 출자 제한 기업집단이 되는 등 기업이 덩치가 커지면 규제는 더 쏟아진다”며 “상법이 본래 취지와 달리 사실상 규제법처럼 운영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앞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일정 지역이나 업종에서 선제적으로 규제를 개선하는 메가샌드박스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컨대 기업들이 첨단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역에 ‘규제 Zero(제로) 실험장’을 만드는 방안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밖에 대한상의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선별적 투자, 사전규제가 아닌 사후처벌 방식의 규제, 산업별 규제를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일단 안된다’며 원천적으로 막기보다는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도록 하는 열린 규제가 필요하고, 기업 사이즈별 차등규제보다는 산업별 영향평가를 실시해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단전략산업법을 개정해 AI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군에 한해서라도 차등규제를 제외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대한상의는 “실제 미국 실리콘밸리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신기술과 신사업에 대해 ‘해를 끼치지 않는(Do no harm)’ 최소한의 규제 원칙을 적용해 기술혁신과 유니콘 기업의 산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한 해에 중소기업에서 중견으로 올라가는 비중이 0.04%, 중견에서 대기업이 되는 비중이 1~2% 정도”라며 “미국이나 중국처럼 다양한 업종에서 무서운 신인기업들이 배출되도록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윤미향, 위안부로 부 축적, 남편은 언론사에 삥 뜯어” 발끈한 남편 소송 걸었지만 [세
- ‘케데헌’ 헌트릭스 ‘골든’, 美 빌보드 애니 최장 기간 1위 새 역사
- “30억 찾아가세요” 지급 기한 두 달도 안 남았는데…로또 1등 주인 어디에
- “뚱뚱하면 비행금지·해고, ‘체중 감시원’ 있었다”…前 직원 폭로 나온 항공사, 어디길래?
- ‘원정 성매매’ 대체 어떻길래…“한국 이미지 심각하게 실추” 경고한 대사관
- 발리에서 발견된 20대男 시신, 그런데…“내 아들 심장 어디 있어”
- “2만→50만원, 이건 진짜 미쳤다” ‘돈 된다’ 입소문에 난리…홈페이지까지 다운
- “올 추석엔 시댁 안 갈래요”…돌변한 며느리들, 이유 알고 보니
- “신도들 헌금 5억 빼돌려 코인했다 날렸어요” 고해성사한 60대 성당 사무장
- 자정에 횟집 ‘온라인’ 예약했더니…“오지마, 밤낮 없어요?” 황당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