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화, 마음을 다스릴 시간···쫄지 말고, 무모하지도 말고, 그 사이 어디쯤의 ‘용기’

지난 20일 수원 한화-KT전의 드러난 하이라이트는 1회말이었다. 무사 1·2루에서 KT 3번 안현민이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의 보더라인 높은 쪽에 걸리는 143㎞짜리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채 좌월 3점홈런으로 연결하면서 새로운 경기 흐름이 형성됐다. 폰세에게는 KBO리그 데뷔 뒤 가장 아픈 순간이 됐다
그에 앞서 1회초에도 변곡점이 있었다.
한화 선두타자 황영묵이 우월 3루타로 출루해 무사 3루. 한화는 출발 지점에서 KT 선발 고영표를 흔들 기회를 만들었으나 순간의 판단 하나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2번타자 리베라토의 타구도 잘 맞았다. 누구라도 맞는 순간에는 안타로 판단할 수도 있던 타구 속도와 각도. 그러나 방향이 야수 정면이었다. KT 좌익수 장진혁의 품으로 향했다.
그래도 3루주자는 베이스를 밟고 있다가 리터치를 하면 무난히 선취 득점을 할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런데 3루주자 황영묵의 움직임이 달랐다. 베이스를 떠나 홈으로 몇 발짝을 뛰던 중 포구가 되는 것을 확인할 즈음에야 3루로 돌아가 베이스를 다시 찍고 홈으로 뛰었다. 몇 발짝의 유턴 거리는 홈승부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었다. 홈 앞에서 태그되며 순식간에 2사가 됐다.
선수들이 잠깐 미팅 시간을 따로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에 따르면 한화 선수들은 큰 경기가 다가오는 이 가을,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한화 선수들은 시즌 막판까지 선두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체로 가을야구 경험이 적은 편이다. 2023년 통합우승 멤버가 그대로 살아있는 선두 LG와 비교하면 경험에서는 차이가 더 크다.

큰 무대를 먼저 의식하고 너무 잘하려고 들면 넘치는 플레이는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선수들 스스로 되새기며 학습 시간으로 활용한 것이다. 예컨대 수원 경기 같은 1회 무사 상황에서는 혹여 애매한 내야땅볼이 나왔더라도 3루주자가 서둘 이유는 없었다. 한화 베테랑들도 황영묵이 의욕적으로 덤비다 나온 장면으로 해석했다. 중요한 건 실수를 반복하지 않은 것이다.
벤치 중심으로 지피지기 전략을 짜는 게 가을야구 준비의 전부는 아니다. 한화는 이에 덧붙어 ‘마음의 준비’에 특히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클럽하우스에서도 베테랑들 중심으로 한국시리즈를 화두로 필요 이상 압박감이 생길 수 있는 언행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큰 경기에서는 실력 발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줄이는 게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화 벤치도, 베테랑들도 그 점을 크게 보고 있다.
짐작건대 한화 선수들은 가슴 속 표어 하나를 공유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덤비지 말자, 쫄지도 말자, 그리고 사이 어디쯤 있는 용기를 갖고 그라운드에서 서자’는 것.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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