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2억 실패작’에서 발롱도르까지…뎀벨레의 기적

8년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선수로 바르셀로나에 입단했지만 끝내 완성되지 못했던 우스만 뎀벨레(28)가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53경기 35골을 터뜨리며 클럽 첫 트레블을 이끈 그가 2025 발롱도르 주인공이 됐다.
뎀벨레는 23일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바르셀로나 라민 야말(18)을 제치고 발롱도르를 받았다. 프랑스 선수로는 2022년 카림 벤제마 이후 3년 만이다. 1991년 장피에르 파팽 이후 34년 만에 프랑스 클럽 소속으로 이 상을 받은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뎀벨레는 모든 대회에서 53경기 35골 16도움을 기록했다. PSG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프랑스 리그앙, 쿠프 드 프랑스(FA컵)를 모두 제패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인터 밀란을 5-0으로 완파하며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무대 정상에 올랐다.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뎀벨레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방금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는다”며 “2023년 나를 영입해준 PSG에 감사하다. 나세르 회장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아버지 같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변신의 출발점은 지난 시즌 중반이었다. 킬리안 음바페(27)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공격 중심축을 맡은 뎀벨레는 지난해 12월 16일 리옹전부터 우측 윙어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박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원에서 연계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가짜 9번’ 역할을 맡았다. 그전까지 5골에 그쳤던 그는 이후 30골을 몰아쳤다.
과거 뎀벨레는 드리블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3년 인터뷰에서 “드리블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골은 그다음”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화려한 중거리 슛 대신 침착한 마무리를, 개인기보다 팀플레이를 우선시했다.
뎀벨레는 “이전에는 터치라인에 붙어서 뛰었다. 골을 넣으려면 서너 명을 뚫어야 했다”며 “지금은 9번으로서 한 명만 제치거나 골문에 밀어 넣으면 된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영상 분석과 슈팅 연습에 매진하며 골 결정력을 높였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쳤다. 유럽 5대 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리버풀 무함마드 살라흐(33), 레알 마드리드에서 44골을 넣은 음바페, 바르셀로나에서 18골 25도움으로 맹활약한 야말 등이 모두 뒤를 따랐다.
2017년 바르셀로나가 1억3550만파운드(약 2552억원)에 영입했을 때 뎀벨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선수였다. 하지만 6년간 부상과 생활 관리 부족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14차례 근육 부상으로 784일을 결장했고, 게임으로 인한 늦잠과 훈련 지각이 잦았다.
전환점은 2021년 12월 결혼이었다. 가정을 꾸린 뒤 영양사를 고용하고 전문 물리치료사와 함께 체계적인 몸 관리를 시작했다. 2023년 PSG 이적 후에는 완전히 새로운 선수가 됐다. PSG는 뎀벨레를 4350만 파운드(약 819억원)에 영입해 역대급 장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뎀벨레는 레이몽 코파, 미셸 플라티니, 장피에르 파팽, 지네딘 지단, 카림 벤제마에 이어 여섯 번째 프랑스인 발롱도르 수상자가 됐다. 그는 “스타드 렌, 도르트문트, 바르셀로나까지 모든 구단에 감사하다”며 “메시, 이니에스타 같은 선수들과 뛰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과거 소속팀들에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미완의 천재가 마침내 완성됐다. 28세의 늦은 나이에 꽃핀 뎀벨레의 축구 인생 2막이 시작됐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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