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루 한잔 -8kg’에 전세계가 속았다…다이어트 신화 ‘애사비’ 알고보니
과학적 근거 들어 열풍 일으켰지만
연구결과 두고 과학계 비판 이어져
임상단계 결함 발견돼 신뢰도 추락
![[사진=픽사베이]](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3/mk/20250923135102513daex.png)
영국 의학저널(BMJ) 그룹은 22일(현지시간) 자사 학술지 ‘BMJ 영양·예방 및 건강(Nutrition, Prevention & Health)’에 지난해 3월 게재됐던 ‘과체중 비만인 레바논 청소년과 청년의 체중 관리를 위한 애플 사이다 비네거’ 논문을 공식 철회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논문은 ‘하루 한 잔으로 3개월 만에 최대 8kg 감량’이라는 결과를 공개해 기존 ‘애사비’ 유행에 불을 지폈다. 당시 논문 발표 직후 영국의 BBC와 가디언지를 비롯해 미국 CNN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이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국내 미디어 역시 이 연구 결과를 주요 토픽으로 다뤘다. 이후 애사비 다이어트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과학적으로 증명된 방법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소비를 폭증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애플 사이다 비네거는 사과를 통째로 으깨 만든 즙을 자연 발효시킨 식초를 말한다. 주로 요리에 쓰는 맑은 사과식초와는 달리, 여과와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아 ‘초모(Mother)’라 불리는 효모와 유익균 침전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 효과의 핵심이 바로 이 ‘초모’에 있다고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연구는 레바논 연구진이 12세에서 25세 사이의 과체중 또는 비만인 청소년 및 청년 12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임상시험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네 그룹으로 나눠 세 그룹은 각각 매일 5ml, 10ml, 15ml의 애플 사이다 비네거를, 나머지 한 그룹은 위약(가짜 약)을 마시게 했다. 이들은 12주 후 애플 사이다 비네거를 섭취한 그룹이 위약 그룹에 비해 체중이 평균 6~8kg, 체질량지수(BMI)는 2.7~3포인트 감소했고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발표 직후부터 최근까지 약 1년 6개월간 애사비 관련 제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도 적극 활용됐다. 몇몇 온라인 쇼핑몰의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8kg 다이어트 애사비’ 등 논문 내용을 활용한 문구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건강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은 ‘애사비 다이어트 과학적 효과’ 같은 콘텐츠를 제작해 특정 제품을 추천하거나 공동 구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논문 발표 직후 부터 학계에서는 관련 연구 결과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논문 발표 직후 각국의 통계학자와 연구자들이 연구의 근본적인 결함을 지적했다.
영국 애스턴의과대학교의 영양학자 듀안 멜러 박사는 “이 논문은 임상시험 연구의 기본인 ‘시험 사전 등록’조차 하지 않아 학술지의 기본 기준을 위반했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빗발치는 학계 비판에 출판사인 BMJ 그룹도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BMJ 콘텐츠 건전성 팀은 해당 논문을 외부 통계 전문가 그룹에 보내 정밀한 신뢰성 평가를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BMJ 측에 저자들이 제출한 원본 데이터로는 논문의 결과를 재현할 수 없었고 다수의 분석적 오류가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헬렌 맥도널드 BMJ 출판 윤리 편집장은 “내부 조사 결과 관련 연구가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 논문을 철회한다”며 “향후 이 연구 결과가 참조되거나 활용되어서는 안 될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계에서 논문 철회 사건은 이번에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8년 영국의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가 의학 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이다. 웨이크필드박사는 당시 논문을 통해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 직후 전 세계에 백신 공포를 일으키는 등 파장이 컸지만 이후 그가 데이터를 고의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2010년 공식 철회됐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된 황우석 박사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대표적이다. 난치병 치료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이 연구는 내부 고발을 통해 데이터 전체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며 2006년 모두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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