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농가] 라임·칼라만시 재배하는 박선조씨 | 디지털농업

김산들 2025. 9.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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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향 풍부한 안심 과일로 차별화

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9월호 기사입니다.

전남 구례에서 아열대 과수를 재배하는 박선조 씨는 국내에서 재배가 드문 라임과 칼라만시를 주 작목으로 한다. 재배법부터 판로까지 직접 찾느라 고전도 했지만, 그가 생산한 과일은 외국산보다 맛과 색·향이 월등하다는 것이 시장에서의 평가다. 풍부한 비타민C와 천연 방부 효과를 살려 직접 개발한 가공품도 인기다.
아열대 과수의 국내 재배가 늘어나며 종류가 다양해지고 인기 품목도 등장하고 있다. 몇몇 과수가 떠오르겠지만, 이 품목을 떠올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 바로 라임과 칼라만시다. 체험·관광 농장이나 레몬농장 등에 소량 심은 걸 제외하면 국내에는 라임·칼라만시 전문 농장이 거의 없다. 생산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수요도 적기 때문이다.

이처럼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이들 품목을 10년 넘게 재배하는 농가가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라임을 치면 가장 먼저 검색되는 ‘구례 라임’의 주인공 박선조 씨(61)다. 몇 년 전, TV 예능 프로그램에 국산 라임이 소개되며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그게 박씨가 생산한 라임이다.

10년 넘게 칼라만시와 라임을 친환경 재배하고 있는 박선조 씨.

“라임은 음료를 비롯해 각종 가공품에 쓰이는 과일이에요. 맛이 상큼하고 향이 좋습니다. 칼라만시는 숙취 예방 음료의 원료로 인기가 많은데 전부 수입 원료를 쓰고 있어요. 간편하게 먹으며 맛과 영양을 챙길 수 있는 국내산이 있다는 걸 모르는 이가 많죠.”

박씨가 아열대 과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다문화가정을 이루면서다. 필리핀 출신 부인의 권유로 아열대 채소를 재배했는데 소포장 택배 작업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다. 이에 그는 대체작물을 찾다가 국내에서 월동할 수 있고 장기간 출하할 수 있는 아열대 과수로 바꿨다.

껍질째 먹는 친환경 칼라만시 연중 생산
“칼라만시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자생하는 감귤류입니다. 라임의 톡 쏘는 신맛과 귤의 달콤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생으로 먹기 좋아요. 독특한 향과 상큼한 맛으로 요리와 음료에 두루 쓰이고, 칼라만시를 이용한 소주 등 주류도 많이 나와 있지요.”

칼라만시는 과일 자체가 작고 껍질에 영양이 풍부해 통째로 먹는 게 좋다. 하지만 외국산은 방부 처리를 해서 들여와 껍질까지 먹기 어렵다. 여기에 견줘 그가 생산하는 칼라만시는 껍질째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껍질이 얇아 먹을 때 이물감이 없다. 토양과 나무를 세심히 관리한 덕분이다. 그는 충분히 발효된 퇴비와 밑거름을 투입하고 배수가 불량한 곳은 이랑을 높게 만든 뒤 묘목을 심었다. 나무를 심는 간격은 4×2~3m로 하고, 해외 자료 등을 참고해 접목 부위가 지면에서 5~10㎝ 위로 올라오게 심었다.

국산 라임은 과육의 노란빛이 진하고 과즙이 풍부해 외국산과 차별된다.

“시설재배라 나무가 직접 비를 맞지 않아 병충해가 적어요. 꽃향기가 진하고 좋아 벌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인공수정을 할 필요도 없고요. 조금씩 재배 요령이 생기며 지금은 연중 수확을 하고 있습니다. 4~5월에 출하량이 가장 많지만 1년 내내 일정 물량을 수확하죠. 고온으로 작물 생육이 거의 멈추는 여름에도 하루에 10~20㎏을 출하합니다.”

박씨는 주기적으로 볏짚을 잘라 넣고, 같이 재배하는 오이 비상품과로 만든 액비를 뿌리며 초기 수세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썼다. 지금도 여름엔 자주 환기해 시설 내부가 습하지 않게 하고 겨울엔 난방기를 가동해 온도를 13℃ 이상으로 유지한다. 중간의 나무는 솎아베기(간벌)하거나 가지치기하며 채광과 통풍에도 신경 쓴다. 주기적인 열매솎기도 빼놓지 않는다. 칼라만시가 워낙 작은 과일이긴 하나 가능한 한 고른 크기로 출하하기 위해서다.

과육 색 진하고 과즙 풍부한 라임 생산
칼라만시와 같이 재배할 만한 작물로는 특성이 비슷한 라임을 선택했다. 그가 재배하는 종류는 열매가 작고 씨가 많으며 특유의 강렬한 향을 지닌 멕시코 라임이다. 라임은 비타민C 외에 칼륨·칼슘·인·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켐페롤·리모노이드도 함유하고 있다. 그가 생산하는 라임은 국내에서 재배해 신선도와 안전성까지 갖춰 품질이 더 우수하다. 박씨에 따르면 라임 재배에서는 수분과 병해충 관리가 중요하다.

“개화기·비대기·수확기 등 시기별로 수분 관리가 달라야 합니다. 이 때문에 물이 부족해 열매가 작아지고 향이 약해지지 않도록 점적관수 시설을 설치했고, 과습으로 뿌리 생육이 불량해지지 않도록 배수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궤양병은 가지치기를 통해 통풍 및 광량을 확보하는 등 예방 위주로 관리하고, 약제는 등록된 종류를 안전 사용 기준에 따라 살포합니다.”

겨울철 내부 온도를 13℃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활용하는 난방시설.

그는 한때 칼라만시와 라임을 합쳐 1만 3200㎡(4000평)까지 재배 면적을 늘렸으나 지금은 2970㎡(900평)로 줄였다. 2020년 첫 수확하던 해에 큰 수해를 겪어서다. 하우스에 1m 이상 물이 차 이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무를 많이 베어내야 했다. 수확 물량을 제대로 거두기 시작한 건 2023년부터다. 라임 수확 시기는 6~12월로, 수확 작업과 함께 병든 낙엽·가지·과일을 즉시 제거하며 수세를 관리한다.

“라임은 나무가 빨리 늙는 편이에요. 갱신하면서 심는 간격이나 수형, 가지치기와 순지르기 시기·방법 등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라임 크기와 수량이 잘 나오도록 광량이 풍부한 고층형 하우스로 개선하려고 합니다.”

착즙·청·막걸리 개발…지역 특화작목으로 육성 기대
박씨는 생산한 라임을 온라인 직거래로 판매하고 칼라만시는 과일 유통업체로 출하한다. 천연 방부 물질을 함유한 작물이라 해충 피해가 적어 키우기는 어렵지 않지만, 3중 비닐하우스에서도 겨울철 난방비가 1500만 원 정도 드는 건 부담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공이다. 생과 소비를 낯설어하는 소비자가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국산 100%의 청과 즙을 만들었다. 맛이 진한 청 제품은 외국산과 확실히 차별화되고, 껍질까지 넣어 영양과 색·향이 풍부한 즙 제품은 먹어본 소비자가 계속 찾는다. 지난해에는 구례 라임 100%의 라임 막걸리도 개발했다.
박씨가 생산한 라임과 칼라만시로 만든 100% 착즙 제품.

“구례 라임·칼라만시 구입 문의가 꾸준히 옵니다. 다들 국산이 더 맛있다고 하지만 물량이 적은 게 문제죠. 대형마트나 홈쇼핑에서 판매 요청이 와도 공급하지 못하는 이유도 물량이 적기 때문이에요. 농가 참여와 지방지치단체의 관심이 늘고 시설과 기술 보급, 홍보·마케팅이 잘 이뤄져 구례 라임·칼라만시 농사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열대 과수를 특화작목으로 육성하는 지자체가 많다. 구례 인근에도 강진군이 바나나, 영광군이 망고 등을 특화해 시설을 규모화하고 재배 농가를 늘리고 있다. 라임·칼라만시도 열매는 과일로, 잎은 허브로, 꽃은 경관·관광 소재로 쓸 수 있어 지역 특화작목으로 손색이 없다.

“환경 적응성과 재배 관리법을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시설 개선 등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건강 기능성 과일로 시장성이 있는 만큼 제가 터득한 것들을 귀농인이나 청년 농업인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10년째 묵묵히 고품질 국산 라임·칼라만시를 생산하고 있는 박씨의 바람이다.

글 김산들 | 사진 남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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