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김태우 출마 도왔나… "선거 참여 공식화 전날 세평 문의"
"고교 선배 김태우 묻기에 호평한 것" 주장
반대 뚫고 유리한 세평 수집 지원 의심 정황
당사자들 청탁 부인… 특검 사실 확인 필요

김건희 여사가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잠재적 후보였던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세평을 주변에 문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여사가 세평을 파악한 직후 국민의힘은 귀책사유 논란에도 불구하고 보선에 후보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당내에서도 반대 기류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김 전 구청장을 부당하게 지원한 정황은 없는지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22일 김상민 전 검사 측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5일 오전 9시쯤 김 여사와 3분가량 통화하면서 김 전 구청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김 여사가 김 전 구청장의 세평을 묻고 김 전 검사는 호평하는 취지로 대화가 오갔다는 게 김 전 검사의 기억이다. 김 전 구청장은 김 전 검사의 창원 경상고 선배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가 고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의 관계를 전해 듣고 자신에게 연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에게 고가 그림을 선물하고 자신의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으로 특검 수사를 받다가 1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특검팀 역시 김 여사와 김 전 검사가 2023년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에 대해 조사했다. 김 전 검사는 당시 김 여사에게 검찰의 '쥴리' 명예훼손 수사 분위기 등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며, 김 전 구청장 관련 대화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목할 지점은 통화 시기다. 두 사람의 통화는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선 참여를 공식화하기 전날 이뤄졌다.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선 참여 발표 전까지도 당과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선 '후보를 내도 논란만 남긴 채 패배할 가능성이 커 보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김 전 구청장은 2023년 5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았는데, 윤 전 대통령이 3개월 만에 그를 사면하면서 '사면권 남용' 논란이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보선에 참여하고 김 전 구청장이 후보로 낙점되면 논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수의 의견과 달리 경선이 치러졌고 김 전 구청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돼 본선에 진출했다. 김 여사가 김 전 구청장에게 유리한 세평을 수집한 뒤 반대 의견을 꺾는 데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김 전 구청장을 지원했다는 의혹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자신이 국민의힘 대표였던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후보로 김 전 구청장이 단수공천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듬해 보선에서 김 여사가 재차 김 전 구청장을 지원했다면,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김 전 구청장 공천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전에 공천 지원을 받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컷오프(공천배제)된 김 전 검사의 공천 개입 논란과 달리, 김 전 구청장은 두 차례 모두 윤 전 대통령 현직 시절 공천장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김 전 구청장 관련 세평을 수집한 것을 넘어 부정한 청탁을 받았거나 위법하게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파악되면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다. 김 전 검사는 김 전 구청장 공천 과정에 대해선 아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 측은 김 전 구청장과 관련해 김 전 검사와 통화했다는 내용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김 전 구청장은 "김 전 검사나 윤 전 대통령 부부 등과 연락한 적이 없고, 당시 공정한 경선으로 보선 후보가 됐다"며 "강서구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험지 중 험지이고, 어떤 특혜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 전 검사의 그림 선물 및 공천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23일 김 전 검사를, 25일 김 여사를 조사할 예정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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