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말뿐인 ‘명절 특수’

이연우 기자 2025. 9.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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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앞둔 시점이면 늘 등장하는 통계들이 있다.

오늘날 명절이 정말 소비 진작과 지역상권 활성화의 기회가 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명절이 지닌 각종 인식과 풍습들이 옅어진 상황에서 성수품 가격 변동 등은 딱히 관심을 받지 못한다.

붐비던 골목에 빈 상가가 늘고 남은 점포가 임대료와 인력난에 시달리는 게 예삿일이 아닌데 뻔한 '명절 통계'를 왜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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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우 경제부 차장

명절을 앞둔 시점이면 늘 등장하는 통계들이 있다. 4인 가족 기준의 상차림 비용이 평균적으로 얼마인지, 전통시장에서의 성수품 값이 예년보다 얼마나 오르내렸는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지표들이 정기적으로 조사·발표되는 이유는 명절을 소비 진작과 지역상권 활성화의 기회로 삼자는 뜻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곱씹어 보면 의구심이 든다. 오늘날 명절이 정말 소비 진작과 지역상권 활성화의 기회가 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 추석 연휴는 최장 열흘에 달한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최근 진행한 ‘2025 추석 지출 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집에서 가족과 휴식하겠다는 응답이 46.8%로 귀성길에 오른다는 응답(36.4%)보다 많았다. 전통적 의미의 ‘상차림 비용’이 과거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국내여행(23.2%)을 간다는 사람과 해외여행(5.7%)을 간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명절이 지닌 각종 인식과 풍습들이 옅어진 상황에서 성수품 가격 변동 등은 딱히 관심을 받지 못한다. 더욱이 ‘4인 가족’, ‘전통시장’ 통계라니. 현실과 동떨어진 지표다.

어쨌건 각종 지출이 내수로 향하면 좋으련만 대형 유통사와 온라인 플랫폼에 집중된 게 현실이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은 각종 할인 행사와 무료 배송, 대규모 광고의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결국 명절 특수에서 소외될수록 경쟁력은 약화하고 남는 건 매출 편차와 상권의 피로뿐이다.

붐비던 골목에 빈 상가가 늘고 남은 점포가 임대료와 인력난에 시달리는 게 예삿일이 아닌데 뻔한 ‘명절 통계’를 왜 봐야 하나. 소상공인도, 소비자도 체감도 높은 실질적인 소비 지원책이 필요하다.

그 일환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좋아한다. 가타부타 말이 붙을지언정 1차 신청 당시 국민 100명 중 99명이 받았고 음식점, 마트,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쓰였다.

이번 주부터 시작된 2차 신청이 기대되는 이유다. 소비가 지역으로 순환될 때 비로소 명절 특수가 진짜 의미를 가질 수 있기에 정부와 지자체의 유용한 대책이 더 보태지길 희망한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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