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경기 체육은 당신을 기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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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학 국장의 모습은 늘 같았다.
칼럼 '혼돈의 대한민국 체육이 바로 서는 길'이다.
"체육계가 더 이상의 혼란 없이 자치권을 되찾는 지름길은 올바른 선택을 통해 '체육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체육기자 황선학의 마지막 칼럼, 마지막 주장이다.
그래도 경기일보의 체육 데스크는 그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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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학 국장의 모습은 늘 같았다. 상대를 존중하며 따뜻하게 바라봤다. 던지는 말 한마디도 조심하고 가렸다. 남의 앞보다 뒤에 서기를 좋아했다. 좋은 일, 나쁜 일에 똑같이 차분했다. 체육계가 본 그의 모습도 똑같았다. 윽박지르지 않고 따뜻하게 대했다. 체육인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고민했다. 주장보다는 설득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기자 황선학’은 강했다. 언제나 현안의 중심에 섰고, 시비를 분명히 했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황선학 국장이 22일 새벽 운명했다. 홀로 병마와 싸워 온 게 수년이다. 발병, 쾌유, 재발을 오간 고통의 시간이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경기체중·고 2025 스포츠 영재캠프... 유망주 발굴·초등생 진로 길잡이’(2025년 8월30일), ‘경기수원월드컵재단, 베트남 다낭시와 스포츠·문화 교류 MOU’(2025년 8월29일), ‘의정부 경민고, 추계 중·고유도 2연패... 시즌 4관왕 매트.’(2025년 8월29일). 생사의 기로에서 작성한 기사다.
마지막 주장은 2024년 11월22일이다. 칼럼 ‘혼돈의 대한민국 체육이 바로 서는 길’이다. 대한체육회장선거로 혼란스러웠다. 그는 변화와 개혁을 말하고 있다. “체육계가 더 이상의 혼란 없이 자치권을 되찾는 지름길은 올바른 선택을 통해 ‘체육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체육기자 황선학의 마지막 칼럼, 마지막 주장이다. 칼럼 작성은 일반 기사보다 훨씬 고되다. 그 뒤로 칼럼은 작성되지 못했다. 이미 기력이 거기서 다한 것 같다.
경기일보는 끝까지 그와 함께했다. 언젠가 청천벽력 같은 발병 소식이 들렸다. 대수술에 들어간 그의 쾌유를 모두가 빌었다.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도 경기일보의 체육 데스크는 그의 공간이었다. 투병 5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동료 후배들이 내일처럼 기뻐했다. 다시 힘들어졌다. 이때도 모두 그를 지켰다. ‘환갑’이 왔고 8월31일이 정년이었다. 회사는 그를 놓지 않았다. 영면한 순간까지 그는 현직이었다.
열흘 전쯤인가. 정리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직원들이 찾아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 후배 노조·기협 대표들, 그리고 임원들이 찾았다. 몰라보게 여위었지만 웃음 띤 얼굴이었다. 간단한 인사도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어찌 두고 가려는 것인지.... 딸바보가 아이를 어떻게 두고 떠나려는지.... 추억 만들어주고 싶다던 여행도 다 못했을 텐데.... 남겨진 이들의 가슴이 저민다.
“여기 뒷고기가 맛있어요.” 황 국장과 필자가 낮부터 술이었다. ‘다른 회사’에서 막 입사한 필자였다. 어색했고 불편했고 힘들었다. 그때 낮술로 맞아준 게 그다. 멀리는 못 가고 회사 앞이었다. 비싼 것도 못 먹고 돼지고기였다. 그래도 좋았다. 나를 환영해주는 사람도 있나 싶었다. 기억해보니 15년 된 얘기다. 햇빛이 훤한 대낮에 무슨 얘기를 그리 많이 했는지. 다 잊었는데 이 말은 또렷하다. “논설위원님, 난 체육 대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때 못한 대답을 이제야 해 본다. “당신은 최고의 ‘체육 大기자’였습니다. 차고 넘치게 훌륭했습니다.”
主 筆 김종구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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