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재 먹이고 걸레 물게 해도 ‘불기소’…솜방망이 여전

윤진 2025. 9. 2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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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일, 대구에서 한 육군 대위가 목숨을 끊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과 가혹행위를 호소하는 내용이 유서에 담겨 있었습니다.

지난달엔 강원도 철원의 최전방 감시초소에서 모 하사가 목숨을 끊었습니다.

선임 간부들이 반복적으로 폭언과 가혹행위를 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잇따른 군 사망 사고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전 군에 정밀 진단과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KBS가 최근 6년간 관련 자료를 분석해 봤더니 군 내 괴롭힘과 가혹행위는 대체로 증가 추세였는데, 기소가 돼도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등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모 부대 A 병장은 목욕탕에서 후임병을 물에 넣은 뒤, 10여 초간 못 나오게 하는 행위를 네 차례 반복했습니다.

라면 2개를 먹고 쉬고 있는 후임병에게 라면 1개를 억지로 더 먹이는가 하면, 걸그룹 노래를 틀릴 때마다 반복시켜 2시간 동안 부르도록 강요했습니다.

A 병장은 가혹행위로 기소됐는데, 처벌은 벌금 400만 원이었습니다.

또 다른 부대의 군무원은 신병 2명을 크레인 갈고리에 매달리게 한 뒤 크레인을 움직였는데, 벌금 500만 원 형을 받았습니다.

군검찰로 넘어온 가혹행위 사건은 2020년 64건에서 2023년 118건, 지난해엔 151건으로 대체로 증가 추세였고, 올해도 8월까지 80건이나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기소되지 않는 건이 40% 정도고, 처벌도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습니다.

실형 판결은 단 두 건.

이 중 한 건은 상습특수폭행 등이 인정됐고, 피해자가 무려 12명에 달했는데도 징역 1년이 선고됐습니다.

담뱃재를 탄 물을 강제로 마시게 하거나, 걸레를 물게 한 채 벌을 세우고, 신체를 BB탄 총으로 쏘아도 기소유예로 결정됐습니다.

[김정민/군 검사 출신 변호사 : "글로 쓰다 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읽히잖아요. 어디가 다친 것도 아니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매우 중대한 범죄다."]

잇단 군 자살 사건에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밝은 병영 문화 조성을 지시했지만, 더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강대식/의원/국회 국방위원회 : "아직도 우리 군이 피해자보다는 가해자 관점에서 사태를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요. 더 엄격한 처벌 규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 피해 병사를 위해 국방헬프콜 등의 신고·상담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 김태현/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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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 기자 (j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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