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실패도 모자라 이번엔 양파컵라면… 논란의 합천군

김선욱 기자 2025. 9. 2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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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떡볶이·떡국 잇딴 실패
올해도 3천만원 들여 또 출시
군민 "무능행정 불신 자초" 지적
지난 2016년 합천군이 개발해 출시한 '해와人 양파라면'. / 합천군

합천군이 또다시 양파라면 개발에 나섰다. 군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양파라면 시리즈가 번번이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3000만 원의 군비를 들여 양파컵라면을 출시한 것이다.

그러나 출시 초기부터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고, 군민들은 "세금을 낭비하는 무능한 행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합천군과 합천유통은 과거 양파라면, 양파떡볶이, 양파떡국을 차례로 내놨지만 모두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양파떡볶이는 지난 2018년, 양파떡국은 2023년, 양파라면은 지난해에 결국 단종됐다. 그러나 군은 누구나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과 1년 만에 다시 양파컵라면을 내놓은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홍보와 판매 방식의 졸속성이다. 합천군은 새로 출시된 제품을 일반 소비자에게 알리기는커녕, 군청 내부 직원에게 억지로 시식하게 하는 데 그쳤다. 208박스를 실·과와 읍면에 나눠 배포했지만, 이는 사실상 '의무 배식'에 불과했다. 한 공무원은 "공짜라 먹는 거지, 맛과 가격은 대기업 제품과 비교도 안 된다"며 혹평을 남겼다.

군민들도 등을 돌렸다. 합천군민 J모 씨는 "양파라면이 또 출시된 줄도 몰랐다"며 "이미 실패한 걸 또 반복하는 건 군비 낭비이자 행정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군 행정에 대한 깊은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합천유통 측은 "OEM 생산 시 최소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중단됐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곧 사업 기획 단계에서 기본적인 수요 예측조차 하지 않았음을 자인한 것이다. 결국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은 채, 세금만 다시 투입해 실패를 반복하는 셈이다.

라면 시장은 이미 대기업이 장악한 고도의 경쟁 시장이다. 단순히 '지역 농산물을 넣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런 기본적 사실조차 고려하지 않고, '지역 농산 소비 촉진'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기대어 무리한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행정의 무책임을 넘어, 군민 기만에 가깝다.

합천군의 양파라면 사업은 이제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이는 군민 혈세를 무의미하게 소모하고, 행정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반복적 실책이자 행정 무능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합천군이 진정으로 농산물 소비를 늘리려 한다면, 보여주기식 가공식품 개발이 아니라 근본적인 유통망 개선과 판로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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