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수주처’ 한통속?…영덕 숲가꾸기 사업 ‘부적정’
[KBS 대구] [앵커]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산림청은 4년 전부터 산의 나무를 정리하는 숲가꾸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영덕군에서 이 숲가꾸기 사업에 백억 원이 넘게 투입됐는데 상당 부분 부적정하게 집행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다애 기자입니다.
[기자]
산불 예방 숲가꾸기 사업.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추진한 산림청의 핵심 사업입니다.
주로 빽빽하게 자란 나무를 솎아내 숲의 밀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실제 불에 타기 쉬운 소나무 등 침엽수를 줄이고 산불의 연료가 될 수 있는 수풀과 낙엽 등을 제거하면 산불 확산을 늦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때문에 산림청은 해마다 축구장 6천7백 개에 달하는 2만 헥타르 이상의 산림을 사업지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연간 투입되는 예산만 2천억 원 이상으로 산림청 전체 예산의 1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문제는 사업을 발주하는 산림청과 자치단체가 마치 관행처럼 산림조합 등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다 보니 거액의 사업비를 두고 횡령 의혹이 불거지는 등 산림조합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요.
최근 산림청 감사에서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영덕군의 숲가꾸기 사업이 상당 부분 부적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는 지역 산림조합을 둘러싸고 그간 의혹만 무성했던 이른바 산림 카르텔의 실체를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영덕의 침엽수림 곳곳이 붉게 변했습니다.
재선충병이 돌아 소나무가 말라죽은 겁니다.
영덕의 재선충 감염목은 최근 3년 새 20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
산림청은 영덕 재선충병 확산 이유 중 하나로, 2023년부터 2년간 이어진 숲가꾸기 사업을 지목했습니다.
KBS가 단독 입수한 감사 보고서를 보면, 재선충병 매개충이 산란하는 4월에서 10월 사이는 벌채목 운반에 따른 감염 우려로 숲가꾸기 사업을 자제해야 하는데 사업 68건 중 46건이 이 기간에 이뤄졌습니다.
사업 내용도 부실했습니다.
숲가꾸기 사업지 6곳에서 침엽수가 아닌 활엽수를 잘못 벌채한 사실이 드러났고, 5곳은 사업비만 받고 누락했다 적발됐습니다.
또 사업지 21곳은 인건비를 2배로 부풀려 받는 등 실시 설계와 사업 시행, 감리 전반에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앞서 2023년 영덕산림조합은 사업 관리 대행권을 따낸 뒤 실시 설계와 감리 업무를 영덕 지역 5개 업체에 모두 수의계약으로 발주했습니다.
그런데 업체 한 곳은 산림조합장의 회사, 다른 곳은 이전 대의원의 회사로 밝혀졌고, 나머지 3곳도 조합장 회사의 전 직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산림조합을 중심으로 발주처와 수주처가 엮여 있다 보니 사실상 감독 업무는 소홀할 수밖에 없던 겁니다.
[산림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학연이나 지연이나 형, 동생 하면서 사업을 그냥 대충하면서 넘어가고 나눠 먹는다고 보시면 되죠. 잘못해도 눈감아주고."]
이에 대해 산림조합 측은 지역 업체가 한정돼 있어 다양한 업체와 계약을 맺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산림청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영덕 숲가꾸기 사업 전수 조사에 나서는 한편 일부 위반 사항은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KBS 뉴스 문다애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문다애 기자 (All_lo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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