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똘마니” vs “김어준 똘마니”…여야 막말 난타전에 민생 실종 장기화
與 “민생에는 대화, 내란에는 무관용”…野 “내란몰이, 토끼몰이” 시각차
李 “국내 정치 상황 안정시켜” 자평…강대강 대치에 협치 ‘시험대’ 여전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여야의 극한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검찰청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 쟁점 법안들을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쟁점 법안 전체를 대상으로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지난 21일에는 6년 만에 정부와 여당을 겨냥한 대규모 장외투쟁에도 나섰다.
여야 협치가 멀어지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 법안이 제대로 처리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출범에 뜻을 모은 민생경제협의체는 대치 정국 속에 첫발조차 떼지 못했다. 민생 현안이 표류할수록 협치를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불과 2주 전 이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손을 맞잡았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왜 다시 강대강 대치 국면에 들어섰을까. 그 배경엔 '내란'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이 자리해 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과 민생을 철저히 분리하겠다"며 "민생은 함께 하지만, 내란과 관련된 세력에게 관용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외 투쟁과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는 건 명백한 대선 불복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민생 법안에 있어선 국민의힘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내란 문제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행보를 '내란몰이'로 규정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부조직법, 내란전담재판부, 사법개혁, 언론개혁 등 대부분의 개혁 법안에서의 여야 합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고, 그 연장선상에서 민생 법안 처리도 벽에 부딪히고 있다.
실제 여야 대표가 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약속했던 민생 협치가 공전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 첫 회의는 여야 충돌이 격화하면서 결국 표류하게 됐다. 당초 장 대표가 제안한 협의체의 취지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도 공감함에 따라 여야 간 합의를 이루면서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특검이 국민의힘 당사를 강제 압수수색하자 국민의힘은 "정부조직법 기습 상정 등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민생경제협의체 회의를 당분간 순연하기로 여야 간 의견을 모았다"며 출범을 연기했다. 이 때문에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K-스틸법',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지원을 위한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청년 고용 확대와 지방 건설 경기 활성화 방안 등 각종 산업과 민생 활성화 법안 처리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정기국회 내내 여야 충돌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실제 협의체가 가동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李대통령, 협치 외쳤지만 성과 '물음표'
여야의 원색적인 비난 공방도 희박해진 협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 대표는 21일 장외투쟁에서 "정치 특검은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날뛰면서 잡히는 대로 집어삼키고 있다"며 "여당 대표라는 정청래는 그 하이에나 뒤에 숨어서 음흉한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 반헌법적인 정치 테러 집단의 수괴"라고 비난했다.
정 대표는 이 발언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동혁, 애쓴다. 밥은 먹고 다니시냐"라고 비꼬며 "똘마니 눈에는 똘마니로만 보이나. 윤석열 내란 수괴 똘마니 주제에 어디다 대고 입으로 오물 배설인가. 냄새 나니 입이나 닦으라"고 맞받아쳤다.
정 대표는 이에 앞서 국민의힘이 장외 투쟁을 두고 "가출한 불량배를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협치를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넘겼지만, 성과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후 첫 시정연설에서도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민생과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치를 강조해온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룬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의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됐다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사실상 여야 극한 대치에 국정 불안은 여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야가 여전히 물밑에서 민생협의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25일 본회의부터 사실상 대치 국면이 더 격화될 것으로 예정돼 있어 실제 성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생경제협의체를 하기로 해놓고 뒤에서는 정부조직법 강행에 압수수색까지 들어오면서 연기가 불가피했던 것"이라며 "협의체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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