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모의’ 보우소나루 사면 추진에 브라질 대규모 시위
상파울루 등 10여개 도시서 ‘들불’
룰라 대통령 “거부권 행사할 것”

브라질 의회가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을 사면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자 전국에서 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하원은 2023년 1월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 대법원 등에 난입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700여명을 사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이 이 법안을 가결하고 대통령이 공포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사면될 수 있다.
의원들은 또 사법부의 월권행위에서 자신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면책특권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시민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 법률은 의원에 대한 기소·체포 동의안을 의회가 비밀 표결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를 비롯해 인구 밀집 지역인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사우바도르, 벨렝 등 10여개 도시에서 의회를 비판하는 행진이 진행됐다. 상파울루대학 내 ‘정치 토론 모니터’는 상파울루에 4만2000여명, 리우데자네이루에도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운집한 것으로 추산했다. 시민들은 “뻔뻔한 의회”라고 적은 팻말을 들고 “사면 반대”를 외쳤다.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집회에는 1960~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검열에 항거하다 투옥됐던 저명 싱어송라이터 카에타누 벨로주와 지우베르투 지우 전 문화부 장관 등 80대 원로 음악인들도 동참했다. 벨로주는 “음악인들은 우리 주변에 스며들고 있는 공포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에서 “나는 브라질 국민과 함께한다. 오늘 시위는 국민이 불처벌이나 사면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사면 법안이 양원을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한 룰라 대통령 암살을 계획하고 군부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2023년 1월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을 조장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소속된 자유당은 의회 내 보수파를 포섭해 사면 법안을 신속처리안건에 포함해 처리했다. 자유당은 엑스에 “하원 결정은 부당하게 박해받던 수많은 애국자의 자유를 위한 중요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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