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임금 10년…지자체 4곳은 '남 얘기'
사실상 최저임금…협상도 불가능
“법 의무 아냐…제도 개선을” 지적

지자체 비정규직(계약직) 노동자 급여 기준으로 활용되는 '생활임금'이 도입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천시 기초단체 절반 가까이가 이를 도입·시행하지 않고 있다.
생활임금 미시행 지자체들은 이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거나 공무직 임금 체계를 준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생활임금은 공공부문에서 먼저 저임금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절한 급여를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2015년 인천시를 비롯해 부평구와 계양구, 남동구, 미추홀구, 서구, 연수구(2017년) 등 기초자치단체들은 관련 조례 제정 후 매년 생활임금액을 결정·고시하고 있다.
생활임금은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최저임금보다 약 15~20% 정도 높다. 실제 내년 인천시 생활임금은 올해(1만1630원)보다 약 3.3% 인상한 1만2010원으로 내년 최저임금 1만320원 보다 1690원(16.36%) 많다.
생활임금 적용 대상은 지자체 산하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사무위탁 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로, 시의 경우 올해 기준 약 2300여 명이다.
그러나 지역 기초단체 10곳 중 4곳(강화, 옹진, 중구, 동구)은 아직까지 생활임금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들 기초단체는 '생활임금을 적용해야 하는 근로자가 많지 않다'라거나 '민간 위탁 시 인건비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전체 예산을 내린다'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생활임금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 공무직 임금 체계 표를 준용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며 "생활임금보다 많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공무직 급여는 대부분 '1호봉' 기준으로,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이고 노동조합 등을 통해 단체 협약을 할 수 있는 공무직과 달리 이들은 임금 협상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지자체가 생활임금으로 급여를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선유 민주노총 인천본부 정책국장은 "인천시도 생활임금이 법적 의무가 아니다 보니 기초단체에 권고나 협조 요청만 할 뿐 강제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매년 지자체가 제시하는 수준에서 생활임금액이 결정되다 보니 대부분 보수적으로 책정된다"며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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