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예산 운영 위해" vs "협의 없는 일방적 결정"
"식재료 구입비에 포함해 지급
"기준보다 2배 이상 편성 예산 넉넉
"타 구·군보다 지출 커 … 재정 압박"
학부모·영양교사·생산자 등 ‘반발’
최덕종 남구의원 주재 간담회
"타 구·군과 단순 비교하지 말고
남구 실정에 맞는 운영 필요"

울산 남구가 친환경급식 관련 예산을 일부 삭감하면서 학교의 친환경 식재료 구매 물량이 줄어들어 친환경급식 지원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남구는 합리적인 예산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고 학부모와 영양교사들은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남구는 올해부터 친환경급식 식재료 배송관리 예산을 삭감했다.
남구는 지난 2020년부터 친환경급식 식재료 배송비를 민간위탁금으로 별도 마련해 운영했는데, 올해 5월부터는 친환경급식 식재료 구입비 예산에서 배송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배송비 관련 민간위탁금 예산은 올해 3억5,730만원으로, 1~4월까지 1억1,899만원을 사용했으며 남은 금액 약 2억3,800만원이 삭감됐다. 내년부터는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예정이다.
남구의 친환경 식재료 구입비 예산은 총 32억원(울산시 6억3,500만원, 남구 12억9,200만원, 학교 12억7,300만원)으로 구·군 모두 시비 20%, 구·군비 40%, 학교 자부담 40% 비율로 부담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 식재료 구입비 예산에서 배송비까지 충당해야 해, 친환경 식재료 구매 물량은 기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른 구·군과 비교해보면 생산 농가가 있는 북구와 울주군은 각 농협에 민간위탁을 맡기고 있으며, 중구와 동구는 각각 울주군·북구에 위탁해 배송수수료를 10.2%, 8.33% 지급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친환경 식재료 구입비 예산을 기준보다 2배 이상 편성해 부족함은 없을 것"이라며 "식재료비와 배송비가 따로 집행되는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중·동구처럼 배송수수료 지급 방식으로 전환했고, 구 재정 악화에 따라 각 부서별 불필요한 예산도 함께 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남구는 예산 삭감과 관련해 지난 2월 열린 급식지원센터 심의위원회에서 논의했으며, 당시 위원 9명 중 5명이 찬성해 삭감이 결정됐다.
배송수수료 증가로 친환경 식재료 구매가 줄자 지역 생산자들도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영양교사·생산자 등 910여명은 지난 8월 '식재료 납품 단가 상승으로 친환경 식재료 소비가 줄어 친환경급식 지원사업 취지와 멀어지고 있다. 당초처럼 배송비를 지원해 달라'는 탄원서를 남구청에 제출했다.
이에 남구는 "남구는 학교와 학생 수가 많아 일반급식·친환경급식에 지원되는 구비 규모가 타 구·군보다 15억원 가량 더 많다"라며 "현행 운영방식을 유지할 수 밖에 없으며, 추후 친환경급식 정책·수립을 꼼꼼히 살피겠다"라고 답했다.
이날 오후에는 최덕종 남구의원 주재로 이혜인 의원, 박성진 더불어민주당 남구을 지역위원장, 개운초·학성중·중앙중 학부모, 학교급식소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 급식 지원 예산 삭감과 관련한 학부모 간담회가 열렸다.
한 학부모는 "학생 수가 많은 만큼 타 구·군과 단순 비교하지 말고 남구 실정에 맞는 운영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번 예산 삭감은 친환경급식 지원 정책의 심각한 후퇴다. 의회 차원에서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시 아이들에게 친환경 급식 식재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