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해수욕장 '차없는 거리' 연말까지 연장···의견 분분
동구 "지역 활성화 위해 필요 조치
정부 상위법 개정 선행돼야" 호소
주민들 취지는 공감···안전 우려도

울산 일산해수욕장 '차 없는 거리' 시범 운영이 시행근거 미흡 논란에도 기준을 유지한 채 올해 연말까지 연장된다. 행정당국은 '정식 운영' 기준 마련이 지자체에서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정부 차원의 '상위법 개정'이 선행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22일 동구에 따르면 일산해수욕장 주진입로인 해수욕장길 12↔해수욕장길 28, 해수욕장길 9↔해수욕장길 27 양방향 구간 130m에 매주 토요일 오후 2시~10시 '차 없는 거리'를 연말인 오는 12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동구는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석 달간 도로를 통제하는 차 없는 거리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달 기준 '도로'로 구분된 곳에서의 정기적 차량 통제는 울산에서 일산해수욕장이 유일하다. 일산해수욕장 해당 지점은 현행 도시계획도로(대로 2류 1)로 지정돼 있다. 중구 성남동 젊음의거리의 경우 아케이드 내 '상가' 보행로가 차량 통제되는 중으로, 해당 지점은 도로로 구분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시의 경우 공업축제 등 큰 축제 시 '일정 시간에 한해' 차량 통제 중이다.
문제는 동구가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5개월간 현행 도시계획도로의 통제 근거로 내세운 '도로법 제76조 1항·2항, 제77조 제1항·7항'이 각 명시된 조건인 △도로 공사중 △지진, 태풍 등 천재지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때 등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행 차도로 구분된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도로교통법에 근거해 따지게 된다. 만약 차량이나 이륜차 등이 통제를 피해 진입해 보행자와 사고를 낼 경우 책임 소재 문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국 해수욕장 사례를 보면 5개월간 차 없는 거리를 유지 중인 동구와 달리 피서철에 한해 운영 중이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등 일부 해수욕장의 경우 '일정 방문객 이상'이 몰릴 것을 우려해 안전상의 이유로 피서철인 7~8월에 한해 '차 없는 거리'를 시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간 차 없는 거리로 유지되는 서울 광화문 광장은 법상으로 도로가 아닌 광장으로 구분돼 있다.
다만 동구는 이번 사업이 내년 운영이 확정되지 않은 '시범 운영'이라면서도, 지자체에 꼭 필요한 사업임을 알리며 법적 한계가 있음을 강조했다. 앞서 동구의회에서도 같은 지적이 반복되자 동구는 차 없는 거리 운영 시간 축소를 검토했지만, 그마저도 없던 일이 된 상태다.
동구 관계자는 "차 없는 거리를 위한 지정 기준이 애매하고, 전국적으로도 명확한 근거 없이 암암리에 차 없는 거리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구만 (도로법 제76조 등에) 근거해 시행했던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면서도 "청년광장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활성화되려면 꼭 필요한 사업이다. 지자체에서는 별도로 차 없는 거리 시행 규칙을 만들어도 효력이 없는 것으로 안다. 정부에서 (도로법 등) 상위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동구는 매주 토요일마다 평소 6명, 행사 시 10명 남짓의 '교통통제 요원'을 예산을 편성해 용역으로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시민의 의견도 분분하다. 일산해수욕장을 넓은 보행로로 다닐 수 있고, 청년광장과도 잘 어우러진다며 좋은 취지의 사업임에 공감하지만, '법'이 차도로 구분된 상황에 위험도도 따른다는 우려에서다.
여러 시민은 앞서 보도된 본지 SNS 기사 댓글을 통해 '차 없는 거리는 환영하지만 법적 기준을 채워줬으면 한다', '인도, 차도 구분이 잘 안돼 있어서 위험해 보인다', '차 없이 광장 만들어서 좋은데 역으로 도로에서 담배 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제재가 필요해보인다', '신촌 사례를 참고하면 차 없는 거리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등의 의견을 전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