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만 없는 시설관리공단 내년 7월 설립 추진

좌동철 기자 2025. 9. 2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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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설관리공단 설립 ‘환경도시 제주 실현’
① 공공시설물 전문성·효율성 향상
비전문가 하수업무 담당...작년 10건의 유출 사고
소각·하수처리장 민간 운영 부가세만 연 37억원
타 지역 업체에 의존...기술력·운영 노하후 ‘부재’
지난 9월 8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대한 주민공청회가 열렸다.

제주특별치도가 내년 7월을 목표로 시설관리공단(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공공시설물을 전담하는 시설관리공단이 없는 곳은 제주뿐이다.

시설관리공단은 1실·3본부·15팀, 총 555명으로 구성된다. 2029년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시설이 완공되면 92명이 더 늘어난 647명 규모로 운영된다.

도는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설립 타당성 검토 결과, 공단 설립이 타당하다는 최종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공단이 맡게 될 분야는 ▲공영버스 ▲하수시설(하수·위생처리시설) ▲환경시설(쓰레기소각·매립·음식물자원화·침출수처리)이다.

공단이 설립되면 현재에 비해 연 평균 84억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주민 설문조사에서도 공단 설립 찬성이 66.2%로 조사됐다. 2019년 56.3% 대비 9.9%p 상승한 수치다.

도는 지난해 10월 말 행정안전부와 1차 사전협의를 완료했고, 같은 해 12월 지방공기업평가원에 타당성 검토를 의뢰했다.

오는 10월까지 행안부 2차 협의에 이어 11월에 '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제출, 연말에 의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정관·규정을 마련하고 임원을 공모하며 6월에 설립 등기, 7월에 출범할 계획이다.

다른 지역 시설관리공단은 환경·교통·체육·주차·장사·문화복시설로 영역을 확대, 지방공기업 혁신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전주시 시설공단은 17년간 체육시설 관리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지난 5월 '수영장 AI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영장 전체를 동작감시 카메라로 이용객들의 움직임을 관찰, 물속에서 일정시간 움직이지 않으며 위치정보를 바로 알려주면서 신속한 인명구조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경남 양산시 시설관리공단은 14억원이 소요되는 종합운동장의 빛바랜 야외 관람석을 단돈 200만원으로 해결, 지난해 적극행정 경진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2만석을 교체하지 않고, 특수가스로 가열해 의자를 원래의 색으로 복원했다.
지난 9월 8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제주도민과 공무원,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설관리공단 설립과 관련, 주민공청회가 열렸다.

시설관리공단이 없는 제주의 현실은 어떨까.

공공시설물(직영+위탁)은 2021년 264곳에서 지난해 284곳으로 20곳(7.5%)이 늘었다.

직영 공공시설물의 적자는 2023년 650억원에서 지난해 720억원으로 70억원(11%)이 증가했다.

광역 소각장과 하수처리장은 타 지역 민간업체가 운영하면서 이윤 보장 외에 부가가치세(10%)만 37억원을 지급했다.

제주시는 2022년부터 2년간 168억원을 지급해 봉개동 음식물자원화센터를 민간 위탁업체에 맡겼으나, 사업자와 투자자간 소송전으로 운영 중단과 법적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하수 분야다.

사실상 비전문가들이 8곳의 하수처리장을 관리·운영하면서 지난해만 10건의 하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시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으로 외도동에서 발생한 하수를 한경면 판포리 서부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던 중 과부하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 애월읍 곽지해수욕장으로 대량의 오수가 유출됐다.

최근 2년(2023~2024) 동안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 횟수는 50건에 이른다.

하수는 유입된 수질에 대한 분석에 따라 적절한 처리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시설이 복잡하고 전문화된 반면, 2023년 기준 공무원 평균 근속기간은 2.67년에 머물렀다.

이처럼 지속성이 결여된 비전문가들이 근무하면서 시설·장비의 수명은 짧아지고 오작동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기술력 부족으로 수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매번 도외 업체에 고장 수리와 기술자문을 의뢰하면서 노하우조차 쌓지 못했다.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시설관리공단은 제주 공공시설물 관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연간 84억원의 예산 절감은 물론 전문분야 인재 채용과 청년 일자리 창출로 청년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시설관리공단에 흡수되는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광역 소각장·매립장) 전경.

■ 시설공단 설립 "제주 인재 채용...청년 일자리 창출"

지난 8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시설관리공단 설립 주민공청회에서 공무직노조는 '신분 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도는 내년 7월 공단 설립 시 555명 중 일반직 235명(42%), 공무직 222명(40%), 기간제 98명(18%)을 선발한다. 이는 전문 분야 특수성과 경력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우선 생활임금(내년 1시간 1만2110원)을 적용받는 기간제는 1년 단위로 고용하는 55세 이상 공영버스 운전자 70명과 하수시설의 준설·제초작업 등 단순업무 근로자가 채용된다. 향후 기간제도 정규직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규직인 일반직과 공무직은 공기업 직원 신분으로 임금 외 성과급, 4대보험, 퇴직금 지급이 보장된다. 도는 연말까지 임금체계를 확정해 발표한다.

공단 설립 시 하수·환경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인력(엔지니어) 채용된다.

현재 민간 위탁업체에서 공공시설물에 파견한 직원은 광역소각장 60명, 하수처리장 36명, 음식물처리장 37명 등 130여 명이다. 이 중 절반인 60여 명은 제주 출신이다. 이들은 용역업체 소속 직원으로 사실상 임시 계약직이다.

공단이 설립되면, 예를 들어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출신 인재들이 민간 용역업체 임시직이 아닌 공단 정규직이자 전문 기술인력으로 채용된다.

또한, 타 지역에서 일하는 제주 출신 기술자들을 고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인재 유출을 줄일 수 있다.

공단 설립 시 일반직과 공무직 모두 공개채용으로 선발하되, 전적(轉籍)을 하는 인원은 공무직 공영버스 운전자 34명이다. 공무원은 사직을 해야 지원이 가능하다.

공단 설립에 따른 공무원 감축은 69.92명이다. 이는 향후 3년(2026~2028) 동안 연도별 정년퇴직 인원이 478명 중 공단업무 분야에서 공무원 69.92명이 자연 감소된다.

공단 임직원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공기업 직원이다. 공무원이 아니어서 59세에 공로연수를 가지 않고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 또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