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 빼면 미국과 대화”…이재명 “핵동결 북·미 합의 땐 동의”

이제훈 기자 2025. 9. 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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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을 향해 "비핵화에 대한 집념을 털어버리고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제안할 경우 응하겠다는 뜻이다.

북한이 지금은 남한과 대화할 뜻이 없고, 비핵화를 계속 요구하는 것도 북한의 반발만 키울 뿐이니, 미국이 핵무기 생산 동결을 의제로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달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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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을 향해 “비핵화에 대한 집념을 털어버리고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처음 나온 대미 전략 방침에 관한 공개 연설이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 지지 의사를 밝히며 ‘페이스메이커’ 구실을 자임했던 이재명 대통령도 22일 보도된 영국 비비시(BBC) 방송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이) 핵 동결에 합의한다면 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 핵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한 북한이 한국의 지지를 업은 미국과 언제쯤 대화를 재개할 것인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20일부터 이틀간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3차 회의 둘째 날(21일) ‘중요 연설’에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제안할 경우 응하겠다는 뜻이다. 이 발언은 오는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등 중요 외교 일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반면 남북 관계 개선과 대화 복원에는 관심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적은 역시 적”이라며 “결단코 통일은 불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미 군사훈련이 계속되고 국방비 증액이 이뤄진 사실을 겨냥해 “리재명 정부가 이전 정권들과 본질상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흡수통일’ 야망에 있어선 악질 ‘보수’ 정권들을 무색게 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남북 대화 가능성을 일축하긴 했지만,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밝히며 내놓은 핵 관련 발언은 이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해 그동안 밝혀온 ‘동결-축소-비핵화’ 3단계 해법과도 일정한 접점이 있다. 이 대통령은 비비시 방송 인터뷰에서 “최종 목표를 위해 성과 없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냐,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일부라도 목표를 이뤄낼 것이냐가 문제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대신 당분간 생산을 동결하는 데 합의할 경우 이에 동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금은 남한과 대화할 뜻이 없고, 비핵화를 계속 요구하는 것도 북한의 반발만 키울 뿐이니, 미국이 핵무기 생산 동결을 의제로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달라는 주문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엄지원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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