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서명 운동까지…고교학점제 혼란, 해법은?

서진석 기자 2025. 9. 22. 19: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과목을 골라서 듣는 '고교학점제'가 올해 1학년부터 전면 시행됐습니다.


진로와 적성에 따라 선택권을 넓히자는 취지지만, 학생과 교사 모두,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본격적인 과목 선택을 앞두고, 일부 교원단체는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VCR]


고등학생들도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 


고1 시작으로 전면 도입

선택권 강화 취지


준비 부족에 현장 혼란

교원단체 '폐지 서명'까지 


교육부 대책 발표는 연기

"국교위와 논의 필요"


혼란의 고교학점제, 해법은?



-----




서현아 앵커

혼란의 고교학점제,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까요? 


고교학점제 폐지 서명을 주도하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한섭 정책실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우선, 전교조는 고교학점제 폐지 주장하고 계신데, 고교학점제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까?


이한섭 정책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192이상의 학점을 이수했을 때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고교학점제의 첫 번째 문제는 학점 이수 방식입니다. 


지금까지 학교는 출석일수를 기준으로 졸업 판정하는데 고교학점제는 과목별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기준으로 과목별 이수여부를 판정합니다.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과목 선택의 문제입니다. 


과목 선택이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대학별 입시요강에 따라 흔들립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학생들은 선택과목을 고르고 있는데 아직 대학별 입시요강이 발표되지 않아서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스럽다는 사실입니다. 


서현아 앵커

졸업 요건이 되는 최소 성취 기준 보장지도의 문제와 과목 선택권이 자체가 문제라고도 지적해주셨는데요.  


어떤 우려가 있는 겁니까?


이한섭 정책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상적인 목표만 가지고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원래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하여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입시경쟁교육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목을 선택하는 기준은 결국 입시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더구나 과목별로 이수기준을 적용하여 학생들의 졸업마저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학교가 최소성취기준보장제라는 이름으로 성적으로 학생을 학교밖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생들의 상황을 보면 학교가 학생들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단순히 대학입학을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를 통해 세상을 깨우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고1 공통과목과 고2,3의 선택과목만 최소 성취 수준 보장지도 적용하자고 하는 등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는데요, 절충안을 택할 순 없는 겁니까?


이한섭 정책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많은 교육감들이 고교학점제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제안 하나 하나 고맙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몇몇 교육감들은 현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교학점제를 밀어붙여야 하는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기로 했으니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을 교사들에게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교사들이 고교학점제를 받아들이고 불만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리면 고교학점제의 문제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서현아 앵커

최소한의 성취 수준을 보장하는 제도인데, 그렇다면 이걸 없애면 기초학력은 어떤 방법으로 보장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한섭 정책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성적을 보장하는 방식이 과목별로 일정 기준 이상을 통과하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다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기초학력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학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의 인지, 정서적 발달과 연결되어 있으며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부분을 담당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노력도 없었고 지원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소성취수준보장제라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문제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거짓일 확률이 큽니다. 


최소 성취 수준 보장제를 운영하기 위한 지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면 얼마나 무책임한 제도인지 금방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러니까 요약하면 구조적인 지원이 없이 어떤 기준에 도달하지 못 했다고 낙인을 찍는 형태의 제도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가 없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이한섭 정책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네.


서현아 앵커

또 하나 고교학점제의 문제로 상대평가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이건 어떤 문제입니까?


이한섭 정책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문제는 고교학점제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독특한 한줄세우기 경쟁시스템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평가는 절대평가로 이뤄지는 것이 맞습니다. 


상대평가는 평가의 목적이 필요없는 전형적인 줄세우기 평가입니다.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빨리 달리느냐가 중요한 평가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상대평가는 결국 주변 친구들을 실질적인 경쟁자로 몰아가는 평가방식입니다. 


반에서 1명에서 장학금을 줘야 하는 경우 등수를 나눌 수 있지만 성적표에 성적을 기입할 때 상대평가를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도한 상대평가가 학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최근에 교육부가 이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가 연기가 된 상황이고요.


앞으로 중요한 교원단체로써 교육부라든지, 국교위와도 계속 협의를 해 나가실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 집중하실 예정이십니까?


이한섭 정책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교육입니다. 


단단하지 않으면 쌓이지 않는 것이 공부입니다. 


학생 스스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기본 학습과정입니다. 


하지만 기본교육이 무너졌다고 이야기합니다. 


몰라도 아는 척하고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삶에 근거하지 않으면 교육은 거짓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교사가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외부 강사에 의존하는 수업이 화려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알갱이는 없습니다. 


교사가 교사로서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서현아 앵커 

당장 11월부터는 선택과목을 골라야 하고, 여기에 맞춰 본격적인 준비가 이뤄져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합리적인 개선책이 시급히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