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국민 사기극’ 된 대왕고래, 성과급 잔치는 웬 말인가
동해 심해 유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실패로 최종 결론이 났다. 6개월간 취득한 시료를 정밀분석한 결과, 회수 가능한 가스를 발견하지 못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석유공사가 공식 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6월3일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한 지 15개월 만이다. 그간 혈세 1263억원이 투입됐고 어민들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봐도 황당한 이 대국민 사기극을 누가 책임질 건가.
그럼에도 22일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석유공사 ‘2024년도 조직 성과 평가 결과’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담당한 동해탐사팀은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내부 계량 평가지표에서 만점을 받았고, 비계량 평가 중 경영 개선 기여도 역시 만점에 가까웠다. 동해탐사팀이 속한 E&P·에너지사업본부 국내사업개발처도 두 번째 높은 A등급을 받았고,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사실상 진두지휘했던 E&P·에너지사업본부 간부는 300% 넘는 성과급을 연말까지 받을 것이라고 한다. 문제의 미국 액트지오사가 1인 기업이면서 4년간 법인세를 내지 못한 것도 모르고 물리탐사 자료의 해석 용역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들이다. 국민적 분노와 허탈이 커지는데 망한 사업에서 성과급 잔치가 벌어진 걸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무리수의 연속이었다. 애초 보도자료만 배포하는 수준으로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국정 브리핑 1호 안건’으로 발표해버렸다. 브리핑에 배석한 당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정도”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총선 참패와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키기 위해 장밋빛 환상만 부추긴 것이다. 사업성 논란에도 정부와 석유공사는 탐사 시추를 밀어붙였고, 그 결과는 지금 목도하는 대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일단 내지르고 보는 ‘즉흥적 윤석열표 정책’의 대표적 사례다. 의대 증원이 그랬고, 부산 엑스포 유치, 체코 원전 수주도 마찬가지다. 헤아릴 수 없는 국정 실패 여파는 지금도 국가 경제와 민생에 주름살로 남아 있다. 12·3 내란 단죄로 잠시 미뤄졌을 뿐,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윤석열표 정책이 한둘이 아니다. 국민들이 이해 못할 석유공사 성과급 잔치부터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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