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절대 포기 못한다며 한국 패싱 노리는 김정은 [사설]

2025. 9. 22. 17: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우리에게 비핵화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하며,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버려야만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계산된 배제 전략에 트럼프의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더해지고 한국의 목소리가 묻힌다면, '비핵화 없는 평화 쇼'로 귀결될 수 있다.

패싱을 단호히 거부하는 외교 전략만이 북한의 기만 전술을 무력화하고, 한국의 안보 주권을 지킬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우리에게 비핵화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하며,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버려야만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좋은 추억이 있다"는 표현을 쓰며 과거의 친분을 환기했다. 다음달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트럼프가 방한하는 시점을 겨냥해,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고 트럼프의 인정을 받아내려는 속내를 노골화한 것이다. 반면 한국을 향해서는 "일체 상대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속셈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이 이 같은 패싱을 허용한다면, 한반도 운명은 외부 세력 간 정치적 거래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북한의 계산된 배제 전략에 트럼프의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더해지고 한국의 목소리가 묻힌다면, '비핵화 없는 평화 쇼'로 귀결될 수 있다. 실질적 핵 위협은 그대로인데, 보여주기식 합의만 남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결과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재명 정부의 대응 방향이다. 이 대통령은 22일 보도된 BBC 인터뷰에서 북핵 동결을 "임시적 비상조치로 실행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라 규정하며, 트럼프와 김정은이 합의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당면한 위기관리를 위해 현실적 대안을 찾으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현실 정치에서는 '북핵 용인'으로 해석될 위험이 크다.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에 대한 합의 없이 동결을 먼저 받아들인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 보유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북한은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 등에서 핵 동결을 약속했으나, 번번이 어긴 바 있다. 확실한 핵 사찰과 검증 장치 없이 북한을 믿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어떤 유혹적인 제안이 오더라도 비핵화 원칙은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 동시에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한국 배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패싱을 단호히 거부하는 외교 전략만이 북한의 기만 전술을 무력화하고, 한국의 안보 주권을 지킬 수 있다.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는 북한도, 미국도 아닌 대한민국이어야 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