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중한 부담감”...‘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출격[MK현장]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5. 9. 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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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이병헌, 박찬욱 감독, 배우 손예진, 염혜란, 이성민. 사진|강영국 기자
“막중한 부담감”을 짊어진 박찬욱 감독이 ‘어쩔수가없다’로 어려운 한국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22일 오후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어쩔수가없다’ 시사 및 간담회가 열렸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헤어질 결심’ 후 3년 만에 돌아온 박찬욱 감독은 “데뷔 감독이 아니고서야 늘 부담감이 된다. 전 작품과 비교를 스스로 하기도 한다. 신작 개봉을 앞두고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지 겁도 난다. 나는 유독 바로 전 영화와 어떻게 하면 다른, 상반된 영화를 만들까 늘 노력를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어질 결심’이 시적인 느낌이라면 ‘어쩔수가없다’는 산문에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헤어질 결심’이 여백이 많았다면 이 작품은 꽉 찬 영화”라며 “‘헤어질 결심’이 여성의 이야기를 강조한 이야기라면 ‘어쩔수가없다’는 남성적 이야기다. ‘헤어질 결심’을 좋아했던 관객이 전혀 다른 결인 ‘어쩔수가없다’도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일을 하는 우리들도 잠재적인 실직 상태에 놓인다. 한 작품 끝나면 뭐 하나, 혹은 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내게 무슨 일이 생겨서 작품이 안 들어오고, 투자도 안 되는 일이 닥치면 어떡하나 싶다. 남 이야기 같지 않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실직은 한 가정을 파괴하는 일이기도 하다. 구시대 남자들의 경우에는 남성성에 대한 부정으로도 느낄 수 있다. 사내 구실을 못 하는 것 같은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여러모로 무서운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병헌, 박찬욱 감독. 사진|강영국 기자
이병헌은 ‘어쩔수가없다’에서 벼랑 끝에 선 구직자 유만수 역을, 손예진이 위기일수록 더 강해지는 만수의 아내 미리 역을 맡았다. 이성민은 재취업이 절실한 업계 베테랑 구범모를, 염혜란은 풍부한 감성을 가진 범모의 아내 이아라를, 박희순은 잘나가는 제지 회사 반장 최선출 역을 연기한다.

이병헌은 “손예진과는 부부끼리도 친하고, 평소에 봐왔기 때문에 거리감이 없었다. 함께 연기하면서는 ‘역시 손예진이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같이 연기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많은 순간 놀랐다. 자기가 표현해야 할 감정을 놓치지 않고 찾아가는 배우구나 너무 놀라웠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이병헌 선배님과 정말 자연스러운 현실 부부 연기를 해야 했는데, 가장 놀랐던 점은 힘을 하나도 주지 않고 너무나 유연하게 연기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전에 골프를 몇 번 쳤는데, 그때는 힘을 잔뜩 줘서 저러다가 집에 가면 아플 거 같은데 싶더라. 골프 칠 때 힘을 너무 줘서 연기할 때 힘이 없나 할 정도로 훌륭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손예진, 이병헌. 사진|강영국 기자
또 손예진은 박찬욱 감독에 대해 “이병헌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박찬욱 감독님과 촬영하면서 감독님의 디테일한 디렉션을 보고 놀랐다. 배우들의 연기를 바라보는 것과 영화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가 정말 날카롭고 넚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더욱 더 박찬욱 감독님이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님의 대단한 존재감을 느꼈다. 감독님이 팥인데 콩으로 연기하라고 하더라도 ‘네’라고 할 정도의 믿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희순은 “감독님의 워낙 오랜 팬이고, 작업을 하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자세나 마음부터 조금 달랐더 거 같다. 발가벗겨질 준비를 했다고나 할까. 정작 발가벗겨진 건 성민이 형이었고, 저는 다행히 벗겨지진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감독님의 디렉션이나 말씀을 듣는 것 자체로도 기분이 좋았다. 이걸 어떻게 해낼까, 생각뿐이었다. 생각보다 감독님은 많이 열려계셨고 준비한 것도 많이 받아주셨다. 작업하는 시간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다시 한번 기회가 온다면 제가 발가벗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성민은 “저는 쉽게 말하면, 동네에서 제가 주먹 좀 쓰고 애들 좀 패고 다녔는데, 정말 프로 격투기 선수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냥 후달리고 뭘 해도 다 티가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긴장 많이 하고 촬영했는데, 현장에서 저 혼자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다”고 고백했다.

박찬욱 감독은 “본의 아니게 이런 시기에 개봉하는 것 같아서 한국의 극장을 살리는 책임을 막 어깨에 짊어진 것 같은 막중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런 건 처음”이라며 “적어도 관객들이 한국영화 재미있네, 다음엔 뭐 나오는지 기다렸다가 한번 더 봐야지 하고 그런 만족한 마음으로 돌아가시는 정도만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어쩔수가없다’는 24일 개봉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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