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와 국기, 나라와 볼거리 맞추기 게임을 해보세요”
여행과 일상을 흥미로운 지리 교실로 만들면 좋아
기네스 기록을 가진 지역들을 살펴보는 것도 추천
신기한 지형·유적·관습 가진 문화권 찾아보면 도움
세계지도의 큰 그림 볼 줄 아는 힘도 점점 생겨나

국경의 의미가 옅어진 글로벌 시대다. 어떻게 하면 편협한 시각을 넘어 세상을 균형 있게 바라보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 저자이자 학교, 기관 등에서 세계지리와 여행인문학을 가르치는 서지선 강사는 그 열쇠가 ‘지리’에 있다고 말한다. 역사와 문화의 뿌리인 지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고, 여행과 일상을 흥미로운 지리 교실로 만드는 방법을 들어봤다.

–삶과 연결되는 학문으로서 지리가 지닌 의미는 무엇인가.
“지리는 단순히 지정학적 위치를 외우는 데서 끝나는 학문이 아니다. 우리가 현재 향유하는 모든 문화와 역사가 모두 지리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리적 위치에 따라 기후나 토양, 지형 등이 달라지고 이는 지역 사람들의 먹거리와 생활문화, 사고방식 모두를 바꾼다. 지리적 위치에 따라 전쟁에 자주 휘말리는 나라가 있고 무역에 유리한 나라가 있는 등 정치적, 역사적인 사건들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따라서 지리를 잘 알면 세계를 볼 수 있는 힘이 커진다. 더 많은 문화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다른 것에 대한 이해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지리에 대해 알수록 균형 잡힌 시각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중심도 잡을 수 있다. 특히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지 않나. 역량에 따라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서로에 대한 몰이해가 혐오가 되어 많은 분쟁이 일어나는 시대다. 지리를 통해 다양한 지역에 대한 맥락을 읽으면 세상을 더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고, 글로벌한 성장의 기회도 더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암기식으로 지명과 지도를 외우는 것을 넘어, 흥미롭게 지리를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장 고전적으로 통하는 방법으로는 수도 맞추기나 국기 맞추기 놀이가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일단 아이들이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그림 지도가 필요하다. 다양한 자연환경이나 유명 관광지가 삽입돼 있는 것이어야 한다. 여러 나라의 특징적인 부분들을 기억해뒀다가, 나라와 볼거리를 짝짓기하는 카드놀이나 보드게임를 해봐도 좋다. 테마별로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서 파일로 정리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손으로 직접 만든 지도들은 기억에 오래 남기 마련이다. 좀 더 흥미롭게 지리 공부를 하고 싶다면, 세계 최고의 기네스 기록을 가진 지역들을 살펴보는 것도 추천한다. 세계 최고 기록을 가진 다양한 지역들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여러 가지 지리적 맥락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러한 조각을 잇다보면 세계지도의 지형이 어떻게 생겼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외에 세계의 독특한 지형이나 비밀스러운 유적들, 신기한 관습을 가진 문화권을 찾는 등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지리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여러 콘텐츠를 통해 가고 싶은 여행지를 미리 추려보는 작업도 좋다. 많은 지역을 알아가다 보면 세계지도의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힘도 점점 생긴다.”

–지리의 관점에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지리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여행 경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궁금하다.
“평소 세계지리를 열심히 공부한 아이라면 평소 관심 있던 지역 위주로 여행지 선정부터 함께 해보면 좋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나 여행 중에는 그 지역의 기후와 유산, 역사 등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책, 영화, 유튜브 뭐든 많이 접하면 좋다. 여행을 가서 일회성 소비만 하고 온다면 지구에게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더구나 비행기를 타는 건 최악의 탄소발자국을 생성하는 활동이다. 고로 여행이라는 행위를 했다면, 세상을 더 이로운 세상으로 발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가장 쉬운 방법이 해당 지역에 대한 공부다. 지리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보이고 지역 사람들이 보인다. 그 지역이 가진 장점과 문제점도 보인다. 그렇게 깨달은 부분들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고 교류할수록, 세상은 더 좋은 방향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 지리적 감각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
“주변의 산과 하천으로, 그 어디든 생태계가 상호작용하는 곳으로 떠나볼 수 있다. 도시와 숲의 기온 차도 확연히 느껴볼 수 있다. 계절마다 철새들이 이동하는 것을 보고 새들의 이동 경로를 조사해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다. 지금 눈앞에 흐르는 하천의 물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 바다는 또 어디와 이어져 있을지 물의 순환을 생각해보고 이야기해보는 활동도 추천한다. 지리가 결국 자연과학과도 끈끈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지리를 잘 이해하려면 결국 자연과학의 원리도 잘 알아야 한다. 우리 주변의 산을 통해 더 높은 산으로 가득한 산악국가의 삶을 상상해볼 수도 있고, 강을 보고는 엄청 큰 아마존강을 생각해볼 수도, 강이 전혀 없는 사막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또한, 알고 보면 세계지리는 모든 분야에 면밀하게 얽혀 있다. 어떤 주제를 접한다면 무조건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예를 들어, 유럽 축구를 보다 보면 유달리 프랑스 축구대표팀에 흑인 선수들이 많은 느낌이 든다. 그러면 왜 프랑스에는 흑인 선수들이 많은지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다. 그 질문 하나에서 프랑스 사회의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이야기가 모두 나온다. 프랑스가 과거 서아프리카와 카리브해에 식민 통치를 오래 했다는 점, 현재 프랑스가 이민자가 많은 다문화 사회라는 점, 프랑스 스포츠계가 다양성과 평등을 중시하는 점 등 다양한 이야기가 연결돼 나오는 식이다. 아이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간접 경험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오늘 인도의 타지마할에 대해서 배웠다면, 주말에는 인도 요리 음식점에 함께 가보는 것도 큰 경험이 될 수 있다. 인도의 홀리 축제에 대해 배운 뒤, 마당이나 화장실에서 천연재료로 색가루를 만들고 뿌려보며 놀 수도 있다.”
–지리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는 추천 도서가 있다면.
“요즘은 아동 청소년 책에 독후활동지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아서, 잘 찾으면 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이 무궁무진하다. 세계의 다양한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은 저학년 어린이들에게는 ‘인문 자연 그림책(찰리북)’ 시리즈를 추천한다. 에베레스트, 아마존강, 옐로스톤 같은 지역에 대해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접할 수 있다. 지리문화를 포함해 여러 사회과 영역을 골고루 배우고 싶은 고학년 어린이들에겐 ‘반갑다 사회야(사계절)’ 시리즈를 추천한다. 세계 여러 지역에 대해 본격적으로 입문하고 싶은 중학생이라면 ‘세계지리를 보다(리베르스쿨)’ 시리즈, 마지막으로 세계지리 교과서 상식을 재미있게 익히고 싶은 고등학생이라면 제가 쓴 ‘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크루)’도 추천한다. 고등학교 세계지리를 베이스로 구성돼 있다.
박은아 객원기자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30일 ‘조희대 대선개입 긴급 청문회’…민주당 주도 법사위 의결
- 추미애 “나경원 나가” 나경원 “추미애 법사위냐”…오전 내내 ‘입씨름’
- 세종둥절 [그림판]
- 통일교 한학자 “정치 관심 없다”…구속심사 5시간 만에 종료
- ‘피고인석’ 김건희 첫 공개…법원, 24일 재판 촬영 허용
- [단독] 동료 수십명 “우리도 먹었다”…‘초코파이 사건’ 2심은 무죄 나올까?
- ‘전국민 대청소 운동’ 하자는 이 대통령…“아펙 정상회의 손님맞이”
- [현장] 80억 들인 경주 아펙 만찬장 무용지물 되나
- 4500% 오르니…워런 버핏 투자사, ‘비야디’ 지분 17년 만에 다 팔았다
- 민주당 ‘4인 회동’ 의혹 제기에 조희대는 웃는다 [권태호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