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사기·보이스피싱... 태국 파타야 ‘龍형님파’ 25명 잡았다

장윤 기자 2025. 9. 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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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878명에 210억 가로채
한국·태국 경찰 공조로 검거
지난 6월 21일 태국 파타야 현지 리조트에서 태국 경찰이 범죄 조직원들 20명을 검거하는 모습./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경찰이 태국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태국 파타야에서 활동하던 사기조직원 25명을 검거했다. 중국인 총책 등 9명은 태국 현지에서 구금 중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태국 파타야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사기 조직원 25명을 검거하고 이중 21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중국인 총책 ‘자룡(紫龍, 31)’ 등 9명은 태국 현지에서 구금 중으로, 경찰은 이들에 대한 국내 송환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태국 파타야에서 검거된 종합 사기 범죄 조직원들이 워크숍을 연 모습./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이 조직은 2024년 7월부터 약 1년간 범죄조직 ‘룽거컴퍼니’를 조직해 로맨스스캠, 가상화폐 투자사기, 노쇼사기, 기관사칭사기 등으로 국내 피해자 878명에게서 약 21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룽거컴퍼니’라는 이름은 총책의 예명 ‘자룡’에서 따온 ‘룽’과 중국어로 형님을 뜻하는 ‘따거(大哥)’의 ‘거’를 합친 것으로, 조직원들은 신원 노출을 피하기 위해 서로를 예명으로만 불렀다.

지난 6월 태국 파타야에서 검거된 종합 사기 범죄 조직의 숙소장이 텔레그램방을 통해 하부 구성원들을 협박하는 모습./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이 조직은 총책과 본부장 3명, 팀장 4명과 하부 조직원들로 구성됐다. 총책과 본부장들은 모두 중국인이며, 나머지 조직원들은 모두 한국인이다. 이들은 단체 워크숍을 열거나 성과가 좋은 조직원에게 포상을 주는가 하면, 갈등을 빚은 조직원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등 강압적으로 통제했다. 또 주말에는 팀장이, 야간에는 숙소장이 범행과 생활 전반을 관리하며 여권을 수거하고 외출과 외박을 통제하는 등 군대식 운영을 이어왔다.

조직은 로맨스스캠팀, 코인사기팀, 노쇼사기팀,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팀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로맨스스캠팀은 오픈채팅으로 만난 피해자와 친밀감을 쌓은 뒤 가짜 사이트에 돈을 입금하면 여행권 등 경품을 제공한다며 속였다. 코인사기팀은 로또 추천 사이트의 고객 정보를 빼돌린 후 가짜 코인 매수를 유도했다. 노쇼사기팀은 군부대 등을 사칭해 전투식량 납품을 요구하고 공범이 납품업체를 가장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팀은 공공기관을 사칭하며 피해자 명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가짜 자산 보호 사이트에 돈을 입금하라고 유인했다.

지난 6월 태국 경찰은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아들이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는 한 조직원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 같은 달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서 피의자 20명을 검거했다. 이후 한국 경찰청 국제협력관과 현지 파견 경찰주재관이 태국 경찰과 실시간 공조해 A씨와 본부장·팀장 등 핵심 간부 7명을 특정했고, 이어 태국 현지 사무실을 급습해 총기를 소지한 채 도주 중이던 총책 등 피의자 9명을 검거하며 조직이 와해됐다. 피의자 전원에 대해 범죄단체가입·활동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적용된다.

22일 탓차이 피타닐라붓 태국 스캠태스크포스(TF) 단장이 마포구 광역수사단을 방문했다./연합뉴스

이날 마포구 광역수사단을 방문한 탓차이 피타닐라붓 태국 스캠태스크포스(TF) 단장은 “태국 경찰로서는 이들을 불법체류자로만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인들의 피해규모가 너무 커 한국 경찰과 공조해 이들을 검거하고 한국법에 따라 이들을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피타닐라붓 단장은 “양국 경찰의 협력이 빛을 발한 이번 검거를 계기삼아 해외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태국과 한국 등 7개국이 공조하는 국제 협력 조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중국인 총책 ‘자룡’은 한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조직의 본부장급이었던 ‘자룡’은 동료 3명을 본부장으로 삼아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들은 “월급 500~1000만원 고액 아르바이트”라며 구인 사이트를 통해 조직원들을 구했다.

경찰은 총책에 대해 긴급인도 구속청구 절차를 진행 중으로, 총책은 올해 말에는 국내로 송환될 전망이다. 경찰은 총책이 운영하거나 연계된 다른 사무실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피해자 개인정보 입수 경위와 범죄수익 흐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 조직은 전통적인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뿐 아니라 가상화폐, 납품 사기 등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 종합 사기 조직으로, 기존 단일 수법 위주의 조직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중피해 사기 범행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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