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수수료 폭탄에 IT 강국 인도 ‘휘청’ “산업 구조 달라질 것”

미국이 전문직 취업비자(H-1B) 발급 수수료를 기존 100배 수준인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로 올리자 ‘정보통신(IT) 강국’ 인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인도 IT 산업 협회 나스콤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 세계 기업과 전문직 종사자, 학생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며 “해외 프로젝트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스콤은 IT 직종의 H-1B 노동자들이 미국 안보에 위협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1980년대부터 정부 주도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워왔다. 우수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인재풀 확보, 저렴한 인건비 등 요인과 함께 IT 강국으로 도약했다. 전 세계에서 인도 출신 IT 전문가는 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구글 등 미국의 IT 대기업과 협업하는 많은 협력사도 인도 업체다.
이 때문에 인도는 H-1B 비자 최대 수혜국이기도 하다. 미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H-1B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 중 인도 출신이 71%로 가장 많았고, 중국(11.7%)이 2위를 차지했다. 인도 최대 규모의 IT 서비스·컨설팅 기업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는 매년 약 3000~4000건의 H-1B 비자를 발급받고 있다. 이 기업은 매출 절반을 북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전 예고 없이 H-1B 비자 발급 수수료를 올리는 포고문에 서명하자 인도 IT 기업 주가는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미 증시에 상장된 인포시스와 위프로 주가가 2%~5% 하락 마감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자 발급 수수료 인상 조치로 인해 전 세계 IT 산업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협력사들이 미국 출장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프로젝트가 미뤄지거나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필 퍼슈트 HFS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은 (비자 관련) 법적 문제가 명확해질 때까지 프로젝트 시작 날짜를 연기할 것이다. 현장 인력을 줄이기 위해 프로젝트 범위를 재조정하는 일도 생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비자 장벽에 막혀 미국으로 향하는 인도 출신 IT 인재도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IT 업체들이 지금처럼 인도 협력사에 외주를 맡기는 대신 인도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워 직접 인재를 키우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레이 왕 컨스텔레이션 리서치 회장은 앞으로 관련 업계가 미국 현지인 채용을 늘리고 업무를 자동화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기업들이 외주 사업을 줄이고 H-1B 비자 발급도 축소할 것이라며 “서비스 경제에 대한 새로운 세계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 외교부는 성명에서 H-1B 비자 관련 사안을 지켜보고 있다며 “숙련 인재는 양국의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에 엄청난 기여를 해왔다. 인도는 상호 이익을 고려해 최근 조치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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