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에 500만원" 숙소까지 등장?…APEC 앞둔 경주 '바가지' 우려

오진영 기자 2025. 9. 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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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진핑 국가주석 등의 참석이 예정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개최지 경주를 둘러싼 관광업계의 우려가 심화한다.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을 요구하는 숙소·식당이 자칫 우리 관광의 인식을 악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광업계는 '바가지 요금'이 우리나라 여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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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경북 경주시청 곳곳에 APEC 2025 정상회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 사진 = 뉴스1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진핑 국가주석 등의 참석이 예정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개최지 경주를 둘러싼 관광업계의 우려가 심화한다.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을 요구하는 숙소·식당이 자칫 우리 관광의 인식을 악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머니투데이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0월 31일~11월 1일 경주 지역의 숙소 30곳의 요금을 확인한 결과 모든 업소가 가격을 인상했다. 성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요금은 평소보다 평균 3~4배 이상 뛰었으며 최대 10배를 넘는 곳도 있었다. 한 업소는 1박에 5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걸어두기도 했다. 이 업소 관계자는 "실제로 이 금액을 받고 예약하라는 게 아니라, (숙박할 때) 업소로 문의 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식당이나 주요 관광지도 분위기가 심상찮다. 가격을 인상하거나 추가금을 받는다고 공지한 업소도 있으며 당일 예약을 막아두고 필요시 연락달라고 안내한 곳도 있다. 식사나 카페 이용을 위해 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동해야 할 우려도 있다. 한 식당은 "손님 증가에 대비해 인력을 추가 채용하는 등 여러모로 비용이 더 든다"며 "(정상회의) 기간이 지나면 다시 평소 가격으로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광업계는 '바가지 요금'이 우리나라 여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APEC 21개 회원국을 마중물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기간 이미지 훼손이 재방문을 막고 관광객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2024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불만을 제기한 '쇼핑' 분야의 불만 1위는 가격 시비(23.1%)였다.

/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APEC 정상회의의 관광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외에도 호주나 일본, 러시아의 정상과 언론인 등 2만여명이 방문할 전망이다. 2005년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부산은 주요 관광지점 방문객이 184만명으로 전년(99만여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경상북도도 관광객 목표치를 300만명 이상으로 높여 잡고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주시는 "일부 오해가 있다"며 점검과 홍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요금 미입력시 최고요금이 노출되는 예약 앱 구조 등이 오해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또 주낙영 경주시장 명의의 협조 서한을 숙박업소들에 보내고 "국제행사를 맞아 다시 찾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숙박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 점검 및 행정지도 등은 가능하지만 요금을 정정해 달라는 요청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공공재가 아닌 식당이나 숙소 요금 등을 일률적으로 통제하기 어렵고, 명확한 가격 기준을 매기기도 어렵다. 문체부 관계자는 "가격에 대해서는 시장논리가 작용하고 있어 무조건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관광 플랫폼 고위 관계자는 "일부 업소를 제외한 모든 관광업계가 인식 악화·재방문률 감소 등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성수기나 국제 행사 개최 때마다 되풀이되는 논란 근절을 위해 정부 차원의 수단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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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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