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권력, 흩어진 실세…‘윤석열 사단’ 7인의 행로
송경호·고형곤, 같은 로펌으로…신자용·양석조도 변호사 개업 후 서초동 잔류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 뒤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한때 '윤석열 사단'으로 불렸던 법조인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다수는 여의도와 서초동 권력 핵심에서 당시 윤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던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검찰 핵심 부서의 요직에 올랐거나 행정부에 입각해 '영전(榮轉)'한 인물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다. 장관직을 역임한 뒤 여의도행을 택한 그는 2023년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2024년 총선에서 지역구나 비례 국회의원직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국회엔 입성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현재는 공식 직함없이 자의반타의반 '야인(野人)' 신분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전 장관을 제외하곤 대다수가 서초동에 잔류했다.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임기 3년을 마친 그는 최근 변호사 개업을 신고하며 법조계에 복귀했다. 금감원장 시절 적극적인 대외 행보로 정치 입문설이 돌았던 그가 변호사 활동을 선택한 것이 의외라는 평가도 있다. 이 전 원장은 당분간 기업 활동이나 금융 분야 등에 관한 자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재직 때 증권, 금융 관련 수사를 도맡아 했던 과거 경험을 최대한 살리지 않겠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2006년 대검 중수부로 차출돼 현대자동차, 론스타 등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를 진행했던 것은 이 전 원장의 대표적 이력으로 꼽힌다.

'특수통 검사'로 불린 송경호 전 부산고검장은 법무법인 플래닛 대표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수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거치며 승승장구했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 자리까지 오른 송 전 지검장의 당시 나이는 52세였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내 핵심 요직이다 보니 서초동 안팎에선 그를 놓고 '실세 검사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난 7월 검찰을 떠난 고형곤 전 수원고검 차장검사도 송 전 고검장과 같은 로펌으로 거취를 옮겼다. 재직 시절 그는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제4차장검사로 근무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위례신도시 및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했다.
'검찰 서열 2위'로 꼽히는 대검 차장을 역임했던 신자용 전 차장은 법무법인 이작에서 변호사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검찰 재직시절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과 특수1부장, 대검 정책기획과장과 법무부 검찰과장·검찰국장 등 법무·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퇴임한 후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신 전 차장은 심우정 검찰총장 취임 후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지난 7월 검찰을 떠났다.
양석조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같은 달 검찰을 떠나 자신의 이름을 건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그는 서울남부지검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거쳤으며 이른바 '상갓집 항명 사태'로 이름을 알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입시 비리 사건 수사 당시 심재철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무혐의를 주장하자 양 전 지검장이 "당신이 검사냐"고 항의한 사건은 지금도 서초동에선 유명한 일화다.
여전히 검찰에 남아 있는 인사들도 있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그중 한 명이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대장동 의혹 사건 수사에 관여한 그는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 소추 과정에서 법사위 청문회에 불려 나왔다. 이후 수도권과 거리가 먼 대구고검으로 발령되자, 일각에서는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창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역시 비슷한 처지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했던 그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거쳐 지난 7월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받았다. 당시 중앙지검은 "법리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김 여사 사건을 불기소했다. 관련자들 역시 불기소 처분됐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비공개 출장 조사가 이뤄졌고 수사심의위원회가 일부 혐의 기소를 권고했음에도 이를 따르지 않아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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