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도 포기한 ‘제주 예술고 신설’ 공약…이행률 90% 실적평가 논란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예술고등학교 신설'이 사실상 무산됐지만, 도교육청은 해당 공약을 '정상 추진'으로 분류하고 이행률을 90%로 평가해 논란이다.
김 교육감은 후보 시절 "제주에는 순수 예술고와 체육고가 없어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교육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술고 신설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전임 교육감이 추진한 함덕고 음악과-애월고 미술과 학급 설치 체제를 "일부 학생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반쪽짜리 대안"으로 규정하며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함께 추진중인 체육고 신설은 별개의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특정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고, 재정 문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예술고 신설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포기 선언이 내려졌다. 기존 음악과를 운영하고 있는 함덕고등학교와 미술과를 운영중인 애월고등학교 모두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해 현실적으로 통합이나 신설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 김 교육감은 22일 오전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도 "두 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과정을 지금 와서 내놓을 리 없다. 제 임기 동안은 어쩔 수 없었다"며 신설 불가를 공식화했다. "두 손 다 들었다"는 말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2022년 12월 구성한 '예술고 설립 TF'를 2024년 11월을 기해 '예술고 지원 TF'로 전환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신설 추진 대신 기존 전공 학급의 확대·개편으로 선회한 결정이다. 예술고 신설이 무산됨에 따라 현행 체제 보완이 현실적 대안이 됐다.
문제는 공약을 사실상 접은 상황에서도 교육청이 평가에서 해당 공약을 '정상 추진'으로 분류하고 이행률은 90%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발표된 '제17대 제주도교육감 공약 추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예술고 신설 공약은 2022년 20%, 2023년 60%, 2024년 10%의 목표치를 달성해 누적 90%의 이행률을 보였다.
자체 평가에서는 '잘된 점'으로 △타당성 검토를 위한 정보 수집 △전문 TF팀 구성 및 협의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수행 △중장기 로드맵 제시 등을 적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반적으로 '추진 불가'로 분류돼야 할 사안이 오히려 높은 실적치로 포장됐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김광수 교육감의 공약 이행률은 6월말 기준 89.1%로, 당시 자료를 기반으로 '순항' 평가 역시 무색하게 됐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행률은 실제로 목표한 단계를 수행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022년 공약 설계 당시부터 첫해 타 시도 예술고 벤치마킹, 예술고 설립 TF 구성을 목표로 삼았고, 2023년에는 예술고 신설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수행하도록 했는데, 이를 계획대로 완료했다는 것이다.
다만 "'예술고 신설' 공약 이행이 90%에 이른다는 표현은 오해를 살 수 있겠다"며 "공약 변경 과정에서 명칭을 구체화하는데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