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짬뽕 특별하게 군산 역사성 담아 짬뽕 성지로

조재영 기자 2025. 9. 22. 09:4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군산시 짬뽕발상지 역사적 배경 살려 ‘특화거리’ 조성
가까운 거리에 근대건축물 밀집 관광지 있어 ‘상생효과’

[기획] 특화거리, 어디로 가야 하나

3. 짬뽕 먹으러 군산 가자, 짬뽕거리

전북 군산시를 대표하는 음식은 짬뽕이다.

짬뽕은 육수에 해산물, 돼지고기, 채소를 함께 기름에 볶고 고춧가루를 넣어 빨갛게 만든 국물에 국수를 더한 형태로 짜장면과 더불어 서민들이 즐겨 먹는 대표 음식이다.

넣는 재료에 따라 일반짬뽕, 굴짬뽕, 삼선짬뽕, 나가사키짬뽕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짬뽕은 해산물과 채소를 넣고 빨갛게 끓인 것이고, 굴짬뽕은 기본 재료에 굴을 더해 시원한 맛을 살리고자 하얀 국물을 낸다. 삼선짬뽕은 하늘과 땅, 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를 넣어 끓였다고 해서 삼선짬뽕이다. 전통적으로는 꿩고기, 송이버섯, 해삼이 들어가는데 요즘은 해산물을 많이 추가한다. 나가사키짬뽕은 일본식으로 닭과 돼지 뼈를 우린 육수를 써서 진한 맛을 낸다.
군산 해물짬뽕에는 해산물을 많이 써 국물이 시원하다. /조재영 기자

짬뽕은 짜장면처럼 우리나라에서 만든 중화요리인데 군산은 '짬뽕의 성지'로 유명해졌다.

짬뽕은 화교들이 중국 산둥성 지방 음식인 '초마면'을 변형해 만든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1970년대부터 '짬뽕'으로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짬뽕'이라는 명칭이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 군산짬뽕은 돼지고기 육수로 국물을 낸 구수한 맛이 강했지만, 나중에는 항구도시의 특성을 살려 해산물을 활용한 얼큰한 맛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군산짬뽕은 이 같은 역사성과 군산 앞바다의 신선한 해산물, 풍부한 농산물을 구할 수 있는 지리적 특성이 더해져 남다른 맛을 자랑한다.

군산시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군산짬뽕 맛을 알리고, 음식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2019년 짬뽕특화거리를 조성했다. 짬뽕특화거리는 기존 빈해원, 홍영장 등 인기가 많은 중화요리점이 있던 장미동 동령길을 따라 조성됐다. 2025년 9월 현재 이곳에는 중화요리점 9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이 군산짬뽕 특화거리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있다. /조재영 기자

이곳 한 중화요리점 주인은 "특화거리로 조성되고 나서 영업에 도움이 많이 된다"라며 "시에서 홍보도 많이 해주고, 짬뽕 먹으러 이곳으로 가라고 추천도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토요일부터 일요일 오전까지는 우리 가게뿐만 아니라 다른 가게들도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영업은 잘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군산시는 2020년에 제정한 '군산시 짬뽕특화거리 활성화 지원 조례'에 따라 짬뽕특화거리에 입점한 중화요리점에 일정기간 동안 건물 임차비 또는 음식재료 구입비 등을 운영비로 지원하고 있다. 또 특화거리 인근 건물을 허물고 비어 있는 땅을 임대해 공영주차장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짬뽕거리를 찾은 관광객이 주차하기에도 편리하다.
군산짬뽕 특화거리 조형물이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다. /조재영 기자

공영주차장 앞에서 사는 60대 주민은 시의 정책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시에서 관광객을 모으려고 축제를 많이 한다. 지금 더운 여름이라서 관광객이 많지 않아 주말마다 야행 축제를 열고 있다"라며 "축제에 왔다가 짬뽕도 먹고, 또 짬뽕 먹으러 왔다가 축제도 참여하고 그러지".

그러면서 그는 짬뽕특화거리가 주변에 미치는 순기능을 설명했다.

"짬뽕거리가 잘되면 인근에 다른 상점들도 장사가 잘되고 좋다. 우리 같은 이웃 주민들에게는 부동산 가격 유지에도 유리하다. 한국지엠 공장 문 닫고 나서 군산 경제가 많이 나빠졌는데 여기는 짬뽕거리라도 있어서 집값이 최소한 유지라도 되지 않느냐."

실제로 이곳 중화요리점에서 나온 손님이 인근 카페로 들어가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이곳 한 카페 직원은 "근대건축물 보러 오신 분들도 오고, 짬뽕거리에서 식사하고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비율로 보면 중국음식점에서 식사하시고 오는 손님이 많다"라며 "짬뽕거리가 카페 영업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군산짬뽕 특화거리 들머리에 있는 중화요리점 빈해원. 화교가 운영하는 곳이다. /조재영 기자

짬뽕특화거리는 인근 숙박업소 영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근 한 대형 숙박업소 대표는 "짬뽕특화거리가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손님 중에 짬뽕 먹으러 여기 왔다는 손님도 많고, 어느 가게가 맛이 좋은지 묻는 손님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숙박업을 해봤는데 대체로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서 하는 특화거리는 잘 되는 것 같지 않고, 원래부터 있던 것을 잘 꾸미고 마케팅을 잘하는 곳은 잘 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군산시는 이곳에 짬뽕특화거리를 조성한 이후 방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마다 군산짬뽕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온라인 축제로 진행했다. 2022년~2024년에는 평균 약 6만 명 이상 관광객이 군산짬뽕페스티벌에 참여했다.

짬뽕특화거리에서 영업하는 9개 업소는 각각 대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군산의 신선한 해산물을 듬뿍 넣은 해물짬뽕은 어느 업소에서나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차돌짬뽕, 갈비짬뽕, 점보짬뽕 등 특색있는 짬뽕도 먹어볼 수 있다.
군산짬뽕 특화거리에서 큰길 하나만 건너면 월동명 근대건축물 문화유산 밀집 지역이다. 근대미술관(옛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조재영 기자

또 짬뽕특화거리가 조성된 장미동에서 큰길 하나만 건너면 월명동이다. 이곳에는 근대역사박물관, 호남관세박물관(옛 군산세관), 장미갤러리, 근대미술관(옛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근대건축관(옛 조선은행), 백년광장 등 근대건축물 문화유산이 밀집해 있다. 1998년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 나왔던 초원사진관도 이곳에 있다. 해군·해경 함정, 공군 비행기, 육군 장갑차 등을 전시해놓은 진포해양테마공원도 이곳에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아온 관광객이 짬뽕특화거리로 이동해서 식사를 하거나, 짬뽕특화거리를 찾은 손님이 월명동으로 건너가 관광을 하도록 동선을 만들어 놓았다.

대구에서 왔다는 20대 커플은 "근대건축물과 연계해서 다녀가기 좋은 것 같다. 중국음식점이 한곳에 모여있고, 거리도 클래식한 느낌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군산시가 제작해 배포한 군산짬뽕 홍보물이 인근 카페, 호텔 등에 비치되어 있다. /조재영 기자

군산시는 올해도 짬뽕페스티벌을 개최한다.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월명동 백년광장 일원에서 진행한다.

강전호 군산시 관광진흥과 미식관광팀 주무관은 "올해도 다양한 체험행사와 다채로운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으니 전국에서 많은 분이 찾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재영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