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놓으면 없어져, 영영”…그들은 오늘도 색동의 전통을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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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한적한 작은 동네.
동원직물은 현재 전통 방식으로 색동 원단을 직조하는 국내 유일한 곳이다.
한 대표는 "색동이 난리가 났어. 엄청 팔렸지. (황금직물만 해도) 기계가 몇백대에 직원이 120명 있었어"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색동 원단을 개발했던 황금직물조차 생산을 중단하자, 그사이 독립해 동원직물을 운영 중이던 한 대표가 기계를 받아 와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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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충남 공주시 유구읍 한적한 작은 동네. 알록달록한 간판의 ‘동원직물’ 공장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직조 기계 소리가 요란하다. 공장 한편에 다홍·연두·보라·노랑·분홍·남색·흰색 등 일곱가지 색의 실타래 수백개가 커다란 현대미술 작품처럼 각각 자리에 걸려 있다. 실을 꼬는 ‘연사’와 ‘염색’을 거쳐 제 색을 갖춘 얇은 실들이 한올씩 ‘정경사’ 조건환씨의 손을 거쳐 커다란 ‘정경기’에 얹혀지자 색동의 모양새가 갖춰진다. 정경기는 천을 짜기 위해 날실을 필요한 올의 수만큼 가지런히 펴서 도투마리에 감는 기계다. 커다란 정경기가 돌아가자 실이 빠르게 감긴다. 무지개의 끝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가지런히 실들이 감긴 도투마리를 직조 기계로 옮겨 바지런히 기계가 원단을 짜내고, 풀을 먹인 듯이 빳빳하게 만드는 수지 가공을 거쳐 색동 원단이 완성된다. ‘패스트 패션’이 익숙한 시대에 시간과 공을 들인 색동 원단은 그 자체가 명품이고 문화재다.
동원직물은 현재 전통 방식으로 색동 원단을 직조하는 국내 유일한 곳이다. 색동은 ‘색을 동 달았다’는 뜻으로, 동은 ‘한 칸’을 의미한다. 삼국시대부터 음양오행에 기반을 둬 장수, 풍요, 행운 등을 염원하며 사용했고, 무병장수하라는 뜻으로 어린아이들에게 색동옷을 해 입히기도 했다. 한두흠 대표는 군대를 제대한 뒤 ‘황금직물’에 입사해 10년을 일하며 색동 원단 개발에 참여했다. 1976년 당시 실크로만 가능했던 색동 원단을 나일론 실로 만들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결혼 혼수로 색동 이불 한채는 필수였던 시절, 유구읍에 색동 원단을 만드는 공장이 100개가 넘었다. 한 대표는 “색동이 난리가 났어. 엄청 팔렸지. (황금직물만 해도) 기계가 몇백대에 직원이 120명 있었어”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1980년대 후반, 이부자리가 침대로 바뀌면서 색동의 수요가 줄었다. 색동 원단을 개발했던 황금직물조차 생산을 중단하자, 그사이 독립해 동원직물을 운영 중이던 한 대표가 기계를 받아 와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3대의 직조 기계가 생산한 물량의 70% 이상을 중국으로 수출한다. 찾는 이도, 입는 이도 갈수록 줄고 있다.
“이게 고유의 우리 색동이잖아. 나는 이걸 오래 했으니까 색동에 대한 걸 알고 쉽게 할 수 있는데, (내가) 안 하고 버리면 없어져. 영영.” 50년 동안 함께 일해온 한 대표와 조 정경사는 자신들이 할 수 있을 때까지 색동 원단을 만들 거라고 말했다. 과정이 복잡하고 돈도 되지 않는 색동 원단을 계속해서 만드는 건 사명감보다는 자신이 안 하면 사라질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최근 세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 전통문화를 지킬 수 있었던 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오래된 존재를 가꿔온 이런 분들 덕분이 아닐까.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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