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상가 앞 '기타리스트 100명 하모니' 끌어낸 이유
11월 7~9일 기타쇼…"'나는 연주자' 느끼게 관객 참여 강화"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낙원악기상가는 상가이자 극장이에요. 상인들이 상가에서 문득문득 연주하기도 하고, 구매하러 온 손님들도 여기저기서 기타를 쳐요. 이 공간이 유지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가 고민입니다."
김지연 전시기획자(52·여)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낙원악기상가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며 눈을 반짝였다. 김 씨는 "만약 기억과 추억, 역사를 실제로 보여주는 형태가 있다면 바로 이곳, 낙원악기상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낙원악기상가는 1969년에 만들어진 이래로 한국 음악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악기에 대한 정보를 구하지만, 인터넷이 없던 시절엔 뮤지션들이 낙원악기상가에 와서 음악 관련 정보를 캐묻고 다니곤 했다. 이곳의 상인들은 단순히 악기를 파는 사람들이 아니라, 뮤지션들에게 맞는 악기를 추천해 주고 어떻게 연주하면 좋은지 레슨을 하기도 한다.
김 전시기획자는 "대를 이어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이 많아서 이곳의 사람·장소의 변화에 대한 기억을 모두 머리 안에 가지고 계신다"며 "낙원악기상가가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됐었는데, 진짜 유산은 건물이 아니라 상인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의 상인들은 뮤지션이 꿈이었던 분이 많아서, '삘'(feel) 받으면 잼(즉흥 연주)이 각 상가 사무실에서 들려온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원악기상가는 젊은이들에겐 문턱이 높은 곳이다. 10대부터 30대까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고 물건을 구매하는 데 익숙한 데다, 낙원악기상가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하기도 하다. 인근에 종로3가 야장 거리, 익선동 등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음에도 낙원악기상가에 유입되는 인원이 별로 없어 아쉽다는 게 이곳의 요즘 고민거리다.

도심 속 울려퍼진 100명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상인들도 '매달 하자' 해"
김 기획자가 지난해 '기타쇼 낙원'을 기획하게 된 것도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종로구 낙원악기상가 앞에서 100여 명의 시민들이 기타를 들었다. 낙원악기상가에서 55년 만에 처음 열린 기타축제 '기타쇼 낙원 2024'의 대미를 장식한 플래시몹이었다. 도심 한 가운데서 울려 퍼진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낭만 그 자체를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김 기획자는 "당시 관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절반 이상이 낙원상가를 처음 와봤다고 했다"며 "연주를 잘한다거나, 기타리스트가 유명하냐 안 유명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같은 시간을 함께하는 게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하며 웃었다.
칸마다 소유주가 다른 낙원악기 상가의 특성상 하나의 축제를 열기까지 쉬운 과정만은 아니었다. 김 기획자는 "상가 안에서도 이해관계가 다 달라서 어떤 전시나 공연이든 하기가 힘들었는데, 10년간 저희가 여기서 이상한 걸 많이 하다 보니 상인분들도 많이 열리신 것 같다"며 "막상 기타쇼를 하고 나니 상인 분들이 '매달 하면 안 되냐'며 너무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올해 '기타쇼'도 기타 플래시몹 예정…"더 관객 친화적인 공연 만들 것"
김 기획자는 지난 2014년 겨울 처음 낙원악기상가에 발을 들인 후 이곳에 대한 사랑으로 다양한 전시와 공연 등을 기획해 왔다. 상가 2층 복도에서 무소음 디제이(DJ) 파티를 열고 춤을 추기도 하고, 상인들의 굳은살이 박인 손들을 사진으로 찍어 '고수의 도구'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는 2022년 대한출판문학협회가 주관한 '가장 아름다운 책' 대상을 수상했다.
김 기획자는 지난해 기타쇼 낙원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기반으로 올해도 기타쇼 낙원을 기획하고 있다.
올해 11월 7~9일 열리는 기타쇼 낙원에서도 지난해처럼 기타 플래시몹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참여하는 기타리스트들이 단순히 플래시몹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나는 연주자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관객의 참여를 더 강화하겠다는 게 김 기획자의 설명이다. 최근 인기가 늘고 있는 베이스의 비중도 이번 기타쇼에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 기획자는 "지난해 플래시몹은 '우리가 이렇게 함께 한다'는 데에서 감동이 있었다면, 올해는 '기타쇼의 공식적인 연주에 참여한다'는 느낌으로 질적 전환이 이뤄질 것 같다"며 "올해는 4층과 2층 복도에 곳곳에서도 공연을 진행해 상가 전체를 무대로 사용하면서, 오신 관객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훨씬 관객 친화적 방향으로 공연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낙원악기상가를 대중에게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김 기획자의 '이상한' 상상은 기타쇼 이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김 기획자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기에, 낙원악기 상가의 특이한 구조로 된 계단을 브랜드 등에 광고판으로 팔아 꾸미고, 사진을 찍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하려 했었다"며 "아직 실현은 못했지만 저의 숙원사업"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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