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의 건강편지]세계5위 국립박물관과 성문종합영어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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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의 바람이 거세네요.
국립중앙박물관의 발전과 '성문종합영어'가 깊은 관계 있다는 것, 혹시 아시나요? 1970~90년대 '영성수정(영어는 성문, 수학은 정석) 시대'의 한 축이었던 '성문종합영어'로 공부한 인재들이 대한민국 발전을 이끈 측면도 있겠지만, 그 책의 저자 송성문 선생은 평생 모은 국보 4점, 보물 22점 등 문화재 101점을 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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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22일ㆍ1689번째 편지
![국립중앙박물관 내부(왼쪽), 전성기 때의 성문종합영어 교재. [사진=위키피디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2/KorMedi/20250922060215010mazg.jpg)
K-컬처의 바람이 거세네요. 대한민국 브랜드가 빛나면서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도 쑥쑥 늘고 있다네요. 지난해 379만 명이 방문해서 세계 박물관 중 8위였는데, 올해 500만 명을 훌쩍 넘어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이어 5위가 된다고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발전과 '성문종합영어'가 깊은 관계 있다는 것, 혹시 아시나요? 1970~90년대 '영성수정(영어는 성문, 수학은 정석) 시대'의 한 축이었던 '성문종합영어'로 공부한 인재들이 대한민국 발전을 이끈 측면도 있겠지만, 그 책의 저자 송성문 선생은 평생 모은 국보 4점, 보물 22점 등 문화재 101점을 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선행을 생색내기 싫어서 박물관에 전화를 걸어 "집에 와서 가져가라"고 통보한 뒤 자신은 미국에 사는 아들 집으로 가버렸습니다.
이 위대한 선행은 2011년 오늘(9월 22일) 세상을 떠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송 선생은 간암으로 눈을 감을 때에도 "조의금, 화환을 받으며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지 말고 가족끼리 조용히 장례를 치르라"는 유지를 남겨 별세한 사실이 다음날에야 신문 부고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송 선생은 1931년 평북 정주 출신으로 김일성대 영문과를 가려고 했지만, 출신성분 때문에 낙방하고 신의주교원대를 나왔습니다. 6·25 전쟁 때 미군이 신의주로 진주하자 미군 앞에서 중학교 영어책을 읽고 통역병으로 뽑혔습니다. 그러나 중공군의 침입으로 미군이 퇴각하자 혼자서 부산까지 내려가 부두 일을 하다가 국군 통역장교로 입대합니다.
송 선생은 군 복무 중에도 꾸준히 '주경야독'해서 동아대 영문과를 야간 과정으로 이수했고 중등 영어 교수 자격증을 땁니다. 부산고 1년 임시교사를 거쳐 마산고에서 영어를 가르쳤는데 그야말로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두드러집니다. "마산고의 삼팔따라지가 영어를 기뚱차게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전국에 났고, 출판사 성문각의 이성우 사장이 마산까지 내려와 제대로 된 영어 참고서를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이 사장은 당시 집 한 채 값인 200만 원의 원고료와 1년의 집필 기간이란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때마침 문교부에서 전국 영어 교사 중 2명을 뽑아 뉴질랜드로 연수를 보내줬는데 송 선생은 여기에 선발돼 연수를 다녀오면서 영국, 일본 등의 자료를 모아 1963년 '정통 종합영어'를 출판했습니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대박'을 쳤습니다. 송성문의 영어 참고서는 안현필의 '영어실력기초'와 '삼위일체'를 밀어내고 '국민 교과서'가 됐지요.
송 선생은 1969년 서울고에 스카우트돼 학교를 옮겼다가 이듬해 경복학원에서 최고 강사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1976년 성문출판사를 설립해 '정통종합영어'를 '성문종합영어'로 바꾸고 '성문기본영어,' '성문기초영문법'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습니다.
그러나 송 선생은 자녀들에게 "태어나서 좋은 일 하나는 해야 한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성문 시리즈를 만든 것도 아이들 공부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지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래도 생긴 돈으로 문화재를 모았으며 원래는 통일 후 고향 정주에 박물관을 세우려고 했지만, 2003년 간암이 발병하자, 그 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한 것이지요.
말이 쉽지, 자녀에게 유산을 남기는 대신 문화재를 수집해 기증하는 것을 보통 사람이 할 수가 있을까요? 그것도, 전혀 생색내지 않고 조용히…. 송 선생의 결정에 흔쾌히 동의한 가족들도 대단하지 않나요?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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