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여석 3일간 매진 행렬…홍콩도 사로잡은 연극 '벚꽃동산'
오픈 15분 만에 4200여석 매진
韓배우 열연에 박수갈채…'세 번'의 커튼콜
[홍콩=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19일 홍콩 침사추이에 위치한 홍콩 문화센터 대극장. “나는 그냥 순간적인 감정에 빠졌을 뿐이야. 그냥 순수하게.” 둘째 딸의 남자친구와 키스를 나눈 엄마 송도영(전도연 분)의 뻔뻔한 변명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재벌 3세로 태어나 고생을 모른 채 자란 송도영의 능청스러운 행동이 웃음 포인트가 됐다. 아버지의 회사와 집을 사들인 황두식(박해수 분)에게 툭툭 욕설을 내뱉는 도영의 오빠 재영(손상규 분)도 객석을 빵빵 터뜨렸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2층집 무대에서 인물 사이를 오가며 쉼 없이 이어지는 한국어 대사에도 홍콩 관객들은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웃음을 터뜨리며 몰입했다. 한국에서 건너온 ‘아름다운 콩가루 집안’의 이야기가 언어를 뛰어넘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현장이었다.

‘벚꽃동산’은 LG아트센터가 제작해 지난해 초연한 작품이다. 러시아 귀족 가문의 몰락을 그린 안톤 체호프의 동명 고전 희곡을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재창작했다. 파산 위기에 놓인 재벌 3세 송도영이 경매에 넘어가기 직전인 저택을 지키려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초연 당시 2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배우 전도연의 복귀작으로 단숨에 화제를 모으며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국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품이 이번엔 홍콩 관객을 만났다.

공연장 로비에 설치된 배우들의 대형 포토월은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객들로 북적였다.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는 홍콩관객 서와이(24)씨는 “무대 세트가 정말 훌륭했다. K팝이나 한국 문화뿐 아니라, 이 작품 자체가 매우 뛰어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며 “집을 전통과 혁신이 교차하는 은유적 공간으로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벚꽃동산’ 해외 투어는 오는 11월 7∼9일 싱가포르에서 이어지며, 내년에는 호주와 미국 무대에도 오른다. 한국 초연 무대에 오른 10명의 배우가 그대로 해외 투어에도 함께한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홍콩 관객들이 열린 마음으로 웃고 공감하며 공연을 즐겨주셔서 놀랐다”며 “이번 홍콩 무대를 시작으로 더 많은 해외 관객들에게 한국 프로덕션의 우수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알리고, 깊은 공감과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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