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 2분기 4.6조원… 47배 껑충

김남이 기자 2025. 9. 22.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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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수출 상위 10國 조사
中·멕시코·日등 이어 세계 6위 규모… FTA효과 실종
'車 및 부품' 57.5% 차지… 수출기업 부담 가중 불가피

미국 정부가 지난 2분기 국내 기업의 수출품에 부과한 관세가 33억달러(약 4조616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6위 수준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전과 비교하면 47배 증가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효과가 사라진 탓이다.

대미 수출 주요국의 관세 부과 현황/그래픽=김현정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2분기 대미(對美) 수출 상위 10개국을 대상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관세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수출 관세액은 총 33억달러로 집계됐다. △중국(259억3000만달러) △멕시코(55억2000만달러) △일본(47억8000만달러) △독일(35억7000만달러) △베트남(33억4000만달러)에 이어 6위다.

트럼프 2기 출범 전인 지난해 4분기 관세액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관세 증가액은 32억3000만달러로 중국의 141억8000만달러, 멕시코의 52억1000만달러, 일본의 42억달러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증가율로 환산하면 한국은 관세규모가 47.1배(4614%) 늘어 10개국 중 가장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 지난 1분기까지 한미 FTA가 적용돼 관세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나 2분기 들어 보편관세 10%, 자동차 및 부품,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관세가 적용되며 증가폭이 커졌다.

한국의 2분기 대미수출 관세액을 품목별로 나눠보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19억달러로 전체 관세액의 57.5%를 차지했다. 지난 4월에 완성차, 5월엔 자동차부품에 각각 25%의 품목관세가 부과된 영향이 컸다. 기계와 전기·전자품목은 상호관세 적용과 함께 제품에 함유된 철강과 알루미늄의 파생상품 관세가 적용돼 철강과 알루미늄 품목은 3월에 25%, 6월에 50%의 품목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대한상의가 2분기를 기준으로 관세 부과액을 수출액으로 나눈 실효관세율을 산출한 결과 한국은 2분기 실효관세율이 10%로 집계됐다. 중국 39.5%, 일본 12.5%에 이어 수출 상위 10개국 중 3위로 높은 수준이다.

관세는 기본적으로 수입자가 부담하지만 실제 거래관계에서는 수출입 기업간 협상에 따라 분담하거나 소비자가격에 반영한다. FTA 효과를 등에 업고 미국 시장에서 경쟁해온 국내 기업에 새로운 부담이 추가되고 경쟁여건도 불리해졌다. 골드만삭스의 지난 8월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미국 수입기업이 관세의 64%를, 소비자가 22%를, 수출기업이 14%를 각각 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달 이후에는 소비자가 67%, 수출기업이 25%, 수입기업은 8%만 부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출기업의 관세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국내 수출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과 입법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 7월30일 타결된 한미 관세합의를 조속히 적용해 자동차·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낮추고 반도체와 의약품 등 아직 발표되지 않은 품목의 관세에 대해서도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15%의 상호관세 중 수출기업이 4분의1을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대미수출의 3.75%를 관세로 부담하는 셈"이라며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의 부담요인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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