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명랑한 싱크로나이즈드 말미잘”… 쪽빛 조명 무대 위로 詩가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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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조명이 비춘 무대.
하지만 무대 위에서 흘러나온 건 시(詩)였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독일 세계문화의집 국제문학상 등을 수상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김 시인의 무대는 13일부터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주간의 마지막 프로그램.
잠시 뒤 김 시인이 무대 왼편에서 조명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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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시인 5명, 세대 잇는 동참

1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김혜순 시인(70)이 후배 시인 5명과 함께 이달 5일 출간한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난다)를 읽는 ‘낭독 극장’을 열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독일 세계문화의집 국제문학상 등을 수상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김 시인의 무대는 13일부터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주간의 마지막 프로그램.
오후 7시, 130석 규모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이 암전되자 김 시인의 목소리로 녹음된 ‘시인의 말’이 울려 퍼졌다. 잠시 뒤 김 시인이 무대 왼편에서 조명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연극배우처럼 헤드셋 마이크를 찬 시인은 맨 오른쪽 의자에 앉아 서시(序詩) ‘그리운 날씨’를 읽었다.
이어 유선혜 시인이 들어왔다. 두 시인은 수록 시 ‘쌍둥이 자매의 토크’를 한 연씩 주고받으며 낭독했다. 1955년생과 1998년생, 40여 년의 간격을 잇는 호흡. 뒤이어 안태운, 김상혁, 신해욱, 황유원 시인도 무대에 올랐다. 수록 시 ‘오르간 오르간 오르간’은 6명이 “입술이었다가/계단이었다가/신호등이었다가/총 쏘는 남자였다가/액체였다가/기중기였다가”를 한 행씩 교차로 읽으며 긴장감 있는 리듬을 만들었다.
낭독에 참여한 시인들은 반팔부터 긴팔 외투, 운동화부터 워커까지 자유로운 차림새만큼이나 읽는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김 시인은 비교적 담담하게 읽은 반면, 후배 시인들은 감정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황유원 시인은 ‘The Hen’s Scream’을 낭독하면서 “피리 좀 불지 마라”가 반복되자 마지막 구절에선 “‘제발’ 피리 좀 불지 마라”라며 ‘제발’에 힘을 가득 실었다.
김 시인의 신간 시집은 그가 커다란 어항 같은 화면에서 일렁이는 바다 생물 영상을 본 경험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관객들은 바닷속을 유영하듯 자유로운 리듬과 시어에 1시간 반 몰입했다.
어둠 속에서 시 제목을 받아 적던 관객 박성훈 씨는 “‘알라모아나’에서 거울 속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듯한 이미지가 인상적이었다”며 “평소에는 시를 직접 읽는 걸 선호하지만, 이번처럼 이미지가 선명한 작품은 낭독으로 듣는 즐거움도 컸다”고 했다. 시 낭독회에 처음 왔다는 유호준 씨는 “시인의 어조와 호흡에 따라 전하려는 마음이 다르게 다가왔다”며 “청각에 몰입하고 싶어 눈을 감고 들었다”고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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