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보도前 승인 받아라”… 언론 재갈 물리는 트럼프 정부
트럼프 “비판 보도는 불법” 주장도… 美 ‘표현의 자유’ 논쟁 격화속 압박
전문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 공화당서도 “정부 기관지만 원하나”

● 美 국방 “기밀 아니어도 보도 전 사전 승인 필수”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9일 미 국방부는 출입 기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보도 지침을 전달했다. 여기에 비밀로 분류되지 않은 정보여도 보도 전에 ‘적절한 승인권을 가진 공무원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방부 안에서 기자들이 이동할 수 있는 구역도 전보다 제한됐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국방부 출입증이 정지·취소될 수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X에 “기자들이 보안시설 내에서 돌아다니는 일은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출입증을 달고 규칙을 따르든지, 아니면 집에 가라”고 올렸다. 또 앞으로는 이런 지침을 지키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만 국방부에 출입할 수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언론자유문제연구소의 케이티 팰로 변호사는 “새 지침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이라며 “정부가 ‘승인’한 내용만 싣는 기자는 보도가 아닌 일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지나친 검열 시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네브래스카)은 X에 “우리는 정부 공식 입장만 홍보하는 프라우다 신문(소련 중앙 기관지)만 있는 걸 원하지 않는다. 자유 언론이 우리나라를 더 좋게 만든다”고 밝혔다.
● 비판보도 “불법”이라는 트럼프에 공화당도 우려
국방부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표현의 자유와 언론 통제에 대한 논란이 격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앞선 17일에는 ABC방송의 유명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가 연방정부의 공개적인 압력 발언 뒤 방영이 무기한 중단됐다. 15일 진행자 지미 키멀이 방송 중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이번 일(커크 사망)로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별짓을 다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발언이 논란이 된 것. 당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브렌던 카 위원장은 “우리는 이 문제를 쉬운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고, 어려운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며 ABC에 사실상 방송 면허 취소를 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카 위원장이 “용기 있는 애국자”라며 두둔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좋은 이야기를 나쁘게 만든다. 이것은 정말 불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에도 “이제 남은 건 지미 팰런과 세스 마이어스”라며 NBC방송의 두 토크쇼 진행자를 직접 겨냥했다. 역시 사실상 방송 폐지를 공개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YT 등에 따르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19일 팟캐스트에 출연해 ABC에 대한 카 위원장의 발언을 “마피아식 협박”에 비유했다. 또 “정부가 좋아하는 발언과 그렇지 않은 발언을 결정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극도로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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