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상도 '말', '맛' 있는 시조
이선민·이원경·이형우 3명 패널 발표
'지역어 시집의 가능성과 한계' 논의

김복근 시조집 '천지삐까리' 문학콘서트가 '계간 '문학저널'·국제언어문학회·인문포럼 노는'의 주최로 지난 20일 토요일 오후 1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혜화역 2번 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최됐다. 전국 각지에서 온 작가와 연구가들로 홀이 가득찼다.
문학콘서트는 강현덕 시조시인이 진행했다. 이선민 시조시인(성결대 3학년), 이원경 서평가, 이형우 문학평론가가 패널로 참여했다. 시조낭송은 김정연 시조시인, 강형민 변호사, 임채성 시조시인이 경상도 사투리를 잘 살려서 대표 시들을 맛깔스럽게 낭송했다.

패널들의 발표에 앞서 김정대 경남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이중언어 사용자가 돼야 한다. 이중언어의 사용은 한나라 안에서 필요하다. 표준어는 공적인 자리에서 지역어는 고향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적인 자리에서 필요하다. 문학작품 '천지삐까리'에서 잘 사용했다"고 했다.
이어 이달균 시조시인은 "우리는 그동안 표준어를 금과옥조로 여겼다. 지역어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확장돼야 한다. 지역어에 대한 우리의 반성과 모색이 필요하다. '천지삐까리'는 우리말 확장을 위한 고민의 성공적 결과물이다"고 했다.

김복근 시인의 시조집 '천지삐까리'는 단순히 전통 양식의 계승이나 방언의 보존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는 문학을 예술적 완결성의 차원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차별화를 동시에 모색한다.
그가 선택한 차별화의 핵심은 토박이말과 구어체이다. 이러한 차별화는 문학의 언어 위계를 전복하는 효과도 낳는다. 이 전략은 마케팅 이론에서 말하는 차별화 전략(differentiation strategy)과 깊게 맞닿아 있다. 브랜드가 단순히 제품을 넘어, 특정한 정체성과 감성을 상징하듯 그의 시조는 '경상도 말맛'과 '구어의 호흡'을 정체성으로 삼는다. 이는 독자들에게 단순한 읽기를 넘어, '소리 내어 읽는 맛'을 경험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텍스트를 브랜드처럼 기억하게 만든다.

이원경 서평가는 '지역어의 소멸과 부활'이란 제목으로 김복근 시조집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토박이말로 된 시집은 더 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싶은 작가 스스로의 욕망과 작가가 대치 한 끝에 나온 소중한 자산이다. 김복근 시인은 토박이말을 그대로 실음으로써,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형성된 자본주의의 폭력에 저항하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토박이말 시조집, '천지삐까리'는 경상도 토박이말 특유의 맛깔스러움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도파민'을 추구하는 젊은 층에게 흥미롭고 신선한 시각을 제공해 줄 수 있어서, 토박이말이 다시 재생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이형우 평론가가 발표한 '입말과 몸말(지역어와 디이아스포라)'의 내용 중 중요 내용을 보자.
많은 시인들이 고향어로 시집을 내려한다. 그러면서 고심하는 부분이 표준어와 고향말의 관계 설정이다. 고향말로만 쓰니 소통부재가 되는 것 같다. 어떤 편집이 가장 효율적일까를 많이 고심들 하고 있다. 대부분 디이아스포라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표준어로 먼저 사고하고 글을 쓴 뒤, 토속어를 삽입하거나 변형한다. 이는 표준어 번역이다. 해방 후 우리 선조 시인들이 그랬듯이. 그 고심 속에는 표준어가 소통 도구고, '진짜 글쓰기 언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어 시인'이지만 실제로는 '표준어 시인'인 동시에 '방언 번역자'다. 개인이 자신의 몸말(모어)과 입말(표준어) 사이에서 상시적 이중언어자로 존재하도록 강요되는 상태다. 이 구도 자체가 언어적 디아스포라를 고착시킨다. 시집 '천지삐까리'는 이런 점에서 중요하다. 지 역어는 모어였지만, 표준어라는 모국어에 밀려 더 이상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순간 모어 기능을 상실한다. 이때 지역 공동체는 자기 땅에 살면서도 디아스포라화된다.
'쥐뿔없는 삶이지만 깔롱지게 살아봐라/ 볼멘소리 하지말고 하늘보며 웃어봐라// 꼬리에 꼬리를무는 저 강물을 바라보며' ('내가 나에게 하는 말') 이 작품은 완성도가 높은 시에 속한다.
이번 문학콘서트는 시조집의 주인공보다는 패널들이 담론 주제인 "지역어 시집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물론 김복근 시인은 여러 작가들의 질문에 답을 했다. 지면 관계상 여기는 주 논의에만 집중했다.
패널들의 발표가 끝나고 2분 발언석이 이어졌다. 다목적홀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2분 발언은 1시간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지역어를 보존하고 활성하기 위해 7년 동안 시조집 작품을 완성한 김복근 시조시인에 대한 찬사와 지역어에 대한 고민과 문학 작품 활용 방안 등을 고민하는 발언석이었다.
"나는 시조가 문학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오리라고 믿고 있다"는 김복근 시조시인의 말이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지역어가 생생하고 살아있는, 다른 작가들의 시조집이나 시집 출간도 기다린다.
Copyright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