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6년 만의 회담 앞두고 무역·펜타닐·대만 문제 등 현안 산적
중국은 언급 안 해 ‘미묘한 온도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말 경북 경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한다. 미·중 갈등 장기화 속에서 성사된 이번 만남은 그 자체로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풀기 어려운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1일 칼럼에서 이번 회담을 두고 “정상 외교는 중·미관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지도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이번 회담은 2019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의 대면이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 19일 오후 약 두 시간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트루스소셜에 “무역, 펜타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식 필요성, 틱톡 매각 승인 등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현안 가운데 하나인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문제는 일정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승인에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틱톡 문제에서 중국 입장은 명확하다”며 “중국 정부는 기업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이다. 캐럴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합의가 다 됐다고 100% 확신한다”며 “미국 틱톡 플랫폼의 새 이사진 7명 중 6명은 미국인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러클 등 미국 투자자 컨소시엄이 약 80% 지분을 보유하는 법인을 세워 사업권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디미타르 게오르기예프 시러큐스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틱톡은 희생 가능한 양보 카드”라며 “지금 합의는 중국에 비용은 적으면서도 타협의 외형적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그러나 중국 측 발표문에는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중국 측은 대신 “미국은 일방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취하지 말고 협의를 통해 쌓아온 성과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을 공개했다.
AP통신은 틱톡 문제를 둘러싼 미묘한 온도차와 관련해 “이번 통화는 미·중 정상 간 원만한 관계를 시사했지만 동시에 다른 세계관 속에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실제로 양국이 마주한 현안은 틱톡을 넘어 훨씬 폭넓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펜타닐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도 핵심 의제다. 올해 5월 이후 양국은 네 차례 무역 협상을 벌였으며 추가 회담도 예정돼 있다. 양국은 일부 고율 관세와 수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기술 수출 제한, 미국 농산물 구매, 펜타닐 문제 등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중국 싱크탱크 호라이즌 인사이트 센터의 주쥔웨이 소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한 것이 양국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며 “EU가 실제 조치를 취한다면 또 다른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안보 문제 역시 민감하다. 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대만 문제에서 위기가 터진다면 양국 관계는 완전히 파탄 날 수 있으며, 어떤 회담이나 방문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중국해에서는 미국의 동맹국인 필리핀이 중국과 충돌을 거듭하면서 미국이 군사적 갈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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