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WIDE] 지금은 ‘출렁다리’ 시대… 지속성 고민 필요
‘제로섬 경쟁 조짐’ 지자체 애물단지 전락 위기
초기 반짝효과 점진적 하락세 다수
대체재 많은 수도권 감소세 가팔라
예산·안전·운영 부담도 커져 우려
“연계 프로그램 등 특색 만들어야”

수도권 지자체들의 출렁다리 유치·홍보전이 한층 거세졌다. 짧은 체험으로 대규모 관광객 유입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설이 빠르게 늘면서 방문객을 둘러싼 ‘제로섬’ 경쟁이 구조화되는 조짐도 뚜렷하다. 난립 후유증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라는 지적이 나오는 곳도 있다.
전국적으로 출렁다리의 숫자는 2018년 160곳에서 2023년 말 238곳으로 늘었지만 개별 시설의 방문객 수는 개통 직후 정점을 찍고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는 한때 방문객 수는 연 100만명을 웃돌았지만 2015년 76만8천명, 2020년 31만6천여명, 2022년 2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인근에 더 긴 교량이 잇따라 생기면서 수요가 이동한 게 배경으로 분석된다. 충남 예산 예당호는 개장 첫해 방문객 294만명을 기록했지만 인접 논산 탑정호 개장 이후 2021년 100만명대로 내려갔다.

울산 대왕암공원도 개통 초기 126만명에 달했지만 2023년 93만여명에서 2024년 77만여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020년 문을 연 순창 채계산 출렁다리도 개장 첫해엔 47만명이 찾았고 유명세를 타며 2021년 방문객은 61만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듬해부터 49만명, 29만8천명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22만8천명으로 급감했다.
연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출렁다리의 집객 효과가 개통 후 1~2년 정점을 찍은 뒤 시간이 갈수록 감소, 약 7년 무렵 소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제시했다. 수도권처럼 대체재가 많은 권역에선 감소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예산·안전·운영 부담은 덩달아 커진다.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도내 출렁다리 29·스카이워크 3(총 32)곳을 전수점검해 안전조치 미흡 80건을 적발했다. 주 케이블·행어·풍속 기준 안내 등 기초 관리 항목에서 보완이 요구된 점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출렁다리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내고 제3종시설물 지정·매뉴얼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시설 수가 늘수록 상시 관리비·인력이 필요한 구조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도권 내부의 방문객 쏠림과 이동도 현실이다.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는 올해 개통 뒤 45일만에 100만명을 넘겼다. 최신·최장급의 상징성, 야간 연출·포토 포인트 등으로 초기 트래픽을 빠르게 흡수했다.

반면 기존 강자였던 시설들은 프로모션·행사 중심의 장기 홍보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포천 한탄강 Y자형 출렁다리의 합류로 북부권의 선택지는 늘었지만 생활권 내 경쟁은 더 치열해졌으며 양평도 Y자형 출렁다리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재정연구센터 홍근석 박사는 “지자체 입장에선 관광자원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그러려면 잘되는 곳을 따라하는 방법이 리스크가 적을 것”이라며 “비슷한 풍경과 유사체험이 이어지지 않도록 교량뿐 아니라 다른 곳과 연계가 되고 그곳만의 프로그램, 콘텐츠 등 특색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추진 과정에서 경제성 분석을 할 때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태복 기자 jk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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