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혜련 “사법부 향한 국민들의 불신 팽배… 정치논리 떠나 지금이 개혁 적기”
하지은 2025. 9. 21. 19:21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재판 받을 권리 침해’ 측면 접근
2023년 상고사건이 3만 7천건 달해
‘대법관 증원’ 통해 업무과중 해소

영장 발부율 99% ‘사법적 통제 미흡’
사생활 정보 수집 인권 침해 우려
판결문 공개 확대, 법원 긍정 검토
‘서오남’ 대법관 추천방식 개선해야
백혜련(수원을)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 사법개혁은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백 위원장이 주도하는 민주당 사법개혁 특위는 ▲대법관 증원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법관평가제도 개편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 5대 의제를 추진하고 있다. 추석 전 개혁 완수를 목표로 각계 각층의 의견 수렴을 마치고 현재 개혁 법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경인일보는 백 위원장을 만나 국민적 요구와 법원·검찰의 공정성 강화 필요성이 맞물려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사법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백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사법개혁특위를 맡은 이유와 각오는.
“현재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매우 높다. 한 여론조사에선 ‘사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8%로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사법부를 불신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10점 만점에 3.8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사법부에 대한 국민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사법개혁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사법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민적 요구사항이다.”

‘대법관 증원’이 정치권 화두다. 대법관 증원이 필요한 이유는.
“대법관 증원은 정치적 맥락보단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대법관 1인당 처리하고 있는 상고사건이 약 3천건 이상으로 매우 과중하다. 2023년 기준 상고사건이 3만7천건에 달하는데, 대법원 14인 체제로는 이 많은 사건을 충실히 심리하기 어렵다. 대법원에 접수된 민사 본안 사건의 70% 이상이 심리 없이 기각되는 ‘심리 불속행 기각’이 빈번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대법관 증원을 통해 ▲업무과중해소 ▲재판의 전문성 및 다양성 강화 등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두텁게 보장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전원합의체 운영문제는 얼마든지 대체 방안이 있다. 예를 들어 전원합의체를 한 개로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나눠서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법관 수 증원에 대한 논의는 여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제기했던 문제로 조속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의제다.”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영장 발부율이 99%에 달하며 법원의 사법적 통제가 사실상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전자기기 압수수색으로 인해 사생활 정보가 폭넓게 수집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인권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법관이 영장 발부 전에 수사기관 관계자 등과 대면 심문을 통해 영장 발부의 필요성·적법성·비례성을 엄격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특위 입장이다. 미국에선 법관이 선서진술인을 호출해 대면심문할 수 있는 절차를 두고 있다. 영장 발부 전 임의 대면심리가 가능해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무분별한 압수수색 방지, 사생활침해 막기, 권리보호 확대의 측면에서 심도있는 논의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판결문 공개 확대안을 어떤 측면에서 다루려는 계획인가.
“현재 판결문은 법원 웹사이트 내 ‘판결서 인터넷 열람 제도’를 통해 익명화된 판결문 열람이 가능하나, 형사판결문의 경우 2013년 1월 이후 ‘확정’된 사건, 민사판결문의 경우 2015년 1월 이후 ‘확정’됐거나 2023년 1월 이후 ‘선고’된 판결문에 대해서만 열람 가능하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 사법정보접근권 보장, 판결에 대한 투명성·책임성 강화를 위해 하급심 판결문 공개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이 특위 입장이다. 해당 건에 대해서는 법원도 단계적 확대를 긍정검토하고 있다. 다만, 공개범위 확대에 있어 개인정보·영업비밀 유출 등 부작용 방지에 대해서는 대안을 마련 중이다.”

대법관 추천위원회와 법관평가제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방향은.
“현재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운영 중에 있으나, 인원수도 적고 대부분 법조인과 관련 단체로 구성돼 시각이 한정적이다. 다양성을 담보하기에 굉장히 부족하다. 실제 대법관들이 서울대를 나온 50대 남성, 이른바 ‘서오남’으로 다 구성돼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적인 사례도 있다. 대법원 3개의 소부 중 하나의 부에 대법관 모두가 ‘서울대 법대 87학번’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법관 추천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법관평가제도는 법원내부에서 밀실적으로 불투명하게 행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가 이뤄져 공정한 인사로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는 구조개혁이 시급하다. 특위는 법관평가에 대한 대법원 규칙을 법률로 상향시키는 등의 방안을 고려중이다. 또한 변호사회의 법관평가자료가 인사고과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 대법원장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객관적인 기준을 도입하는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
입법 일정 및 향후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사개특위는 개혁 방향성에 대해 전문가 집단과 일반 국민의 입장 모두를 경청하는 의견 수렴 과정을 완료했다. 지난달 19일 전문가 초청 공청회를 통해 학계, 법조인, 시민단체 등 전문가 의견을 정취했고, 같은 달 27일에는 20대 학생, 30대 청년, 4050 중장년층 등 각 연령대, 다양한 직군의 국민대표를 초청해 사법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현재 이를 통해 개혁법안마련에 수행 중에 있다. 신속하고 세심한 개혁으로 국민에게 와닿는 사법개혁을 이뤄내겠다.”
/하지은 기자 z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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