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는 달라”…韓美 협상, ‘악마의 디테일’에 가로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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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가 투자 방식, 수익 배분 등 '악마의 디테일(세부사항)'에 가로막혀 좀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사전에 합의된 대미 투자 규모 3500억달러(약 490조원)를 현금으로 투자하라고 요구하지만, 국내에선 미국 측 요구를 들어주면 한국 경제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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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서명한 수준’ 투자 압박하는 美
여한구 “美에 韓은 日과 다름 강조”
美와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한 日
외환보유액 韓의 세 배 이상 많아
재계, 협상 장기화 부담 가중 우려
美관세 증가율 작년비 4614% 폭증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가 투자 방식, 수익 배분 등 ‘악마의 디테일(세부사항)’에 가로막혀 좀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사전에 합의된 대미 투자 규모 3500억달러(약 490조원)를 현금으로 투자하라고 요구하지만, 국내에선 미국 측 요구를 들어주면 한국 경제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일본이 대미 투자 결정 주도권을 미국에 대거 양보하는 선례를 남겨 한·미 후속 협의도 교착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어 방미길에 올랐던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9일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에)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부분을 최대한 설명했다”고 말했다. 일본과 같은 조건으로는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뜻을 재차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외환보유액이 1조3000억달러(약 1819조원)로 한국(4100억달러)의 세 배 이상이고,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국가 간 통화 맞교환)가 체결돼 대미 투자 여건에서 한국보다 사정이 낫다.
더욱이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달러 현금 투자’는 우리나라가 지난 5년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직접 투자한 금액보다 많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20∼2024년 한국의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FDI)는 3489억달러다. 3500억달러는 역대 대미 FDI를 모두 합친 규모(2563억달러)보다도 1000억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이 대미 FDI로 3500억달러를 투자하면 한국 제조업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국회의 한 포럼에서 “대미 투자가 급증한 2015∼2024년 국내 공장 폐쇄율이 설립률보다 높아 국내 투자와 고용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할수록 전 세계에서 대미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정부가 부각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어느 나라든 정부가 자국 기업에게 강제로 미국에 투자하게끔 할 순 없다. 결국 기업이 ‘대미 투자=이익’이라고 판단해야 트럼프가 의도한 ‘미국 제조업 부흥’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이재명정부가 미국에 ‘지금과 같은 방식으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적용돼 관세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한 관세 증가율은 한국이 4614%(47.1배)로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트럼프 2기 출범 전인 지난해 4분기 대미 수출 관세(7000만달러)에 비해 무려 32억3000만달러나 증가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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