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KTX-이음 남창역 정차 유치 기원 갓바위 108배

지난 6월, 10일간의 순례길 여정으로 시작한 KTX-이음 정차역 유치 주민운동은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9월, 강화도 보문사,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그리고 수많은 기도 인연이 전해진 갓바위에서의 108배까지 이어졌다.
지난 19일 대구 팔공산국립공원. 영상 20도의 선선한 날씨에도 갓바위로 오르는 울주군 온양읍 주민 등 30여명은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갔다. 경산 방면으로 쉽게 갈 수 있었지만, 주민들은 기도처로 가는 한걸음 한걸음에 마음을 담고자 1,365개 돌계단을 올랐다.
평소 등산·운동을 자주하는 주민부터 숨쉬기 외에는 별도로 운동을 하지 않는 주민까지 다양했는데, 서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차근차근 한 발짝씩 내딛었다.

이후 기도를 마친 이들은 함께 10개가량 소원초도 밝히며 KTX-이음 남창역 정차를 기원했다.
이날 갓바위에는 수능시험과 취업을 준비하는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들부터 등산을 목적으로 올라왔다가 기도하는 방문객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지역의 상생과 발전을 위해 단체 기도를 하러 온 특별한 이들은 온양읍 주민들이 유일했다.
주민들은 남창역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KTX-이음 남창역 정차 유치 기원' 문구가 새겨진 단체옷도 맞춰 입고 왔는데, 오며 가며 지나가는 등산객들과 기도처에서 이를 본 방문객들이 "남창역이 어디에 있는 역인가요", "KTX-이음이 언제부터 지나가나요" 등의 질문을 하며 관심을 가졌다.
한 방문객은 "개인이 아닌 지역 전체 공익을 위한 소원인데 영험한 갓바위가 이를 들어주지 않겠나"라며 덕담도 건넸다.
갓바위로 오기 전 주민들이 하나같이 한 이야기 중 하나는 자녀들 눈치를 봤다는 것이었다. 자녀들이 수능시험 칠 때도 안 간 갓바위에 기도하러 간다고 하니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만큼 주민들에게 KTX-이음 남창역 정차가 간절하다는 의미다.

남창역은 동해남부선 개통 이전인 2021년, 26만명이던 이용실적이 2023년 80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KTX-이음 정차 시에도 남창역의 교통여건을 크게 개선시켜 현재보다 이용실적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간절곶, 진하해수욕장, 남창옹기시장 등 연간 190만명이 방문하는 주요관광지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며, 민간기업이 12조를 투자하고 1만7,000여명 이상의 근로자가 상주하는 온산공단 확장사업과 샤힌프로젝트 등에 맞는 교통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향후 국토교통부를 찾아 이 같은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실질적인 유치 운동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박순동 온양읍 주민자치위원장은 "10만 정주도시를 앞둔 남울주의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KTX-이음 남창역 정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도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살피고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이번 남창역 정차가 그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며 "갓바위에 담은 주민들의 기도가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