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뿜은 국힘, '대통령' 호칭도 없이 "이재명 끝내야"… 與 "대선 불복" 반발
張 "이재명은 독재·민주당은 정치공작"
7만명 운집... '장동혁 띄우기' 촌극도
'황교안 시즌2' 될라 당내 우려에도
27일 서울 장외집회 예고 '투쟁 직진'

이재명의 독재를 막으려면, 더불어민주당의 공작과 광기를 막아내야 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6년여 만에 거리로 뛰쳐 나간 국민의힘의 '독기'가 불을 뿜었다. 21일 '보수의 심장'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성토장으로 점철됐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의원들은 서로 경쟁하듯, 극단적 발언을 여과 없이 쏟아내기 바빴다. 당내에선 아스팔트 보수에 매몰돼 민심으로부터 외면당한 황교안 전 대표 시절의 악몽으로 회귀할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옹호·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 투정"(정청래 대표)이라고 맹폭했다.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겠다" "저 민주당 놈들" 원색 비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장외투쟁에 나선 국민의힘은 이날 강성 본색을 뽐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규탄사에서 '대통령' 호칭도 생략한 채 "대한민국은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나라가 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반드시 지금 멈춰서 있는 이재명의 5개 재판이 속히 다시 시작되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서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는 반헌법적인 정치테러집단의 수괴"라고 칭했고, 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를 두고는 "대법원장을 제거하겠다며 쓰레기 같은 정치 공작"이라고 몰아붙였다. 불과 2주 전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할 때 완곡한 표현으로 협치를 당부하며 자세를 낮췄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장 대표의 강공에 당 지도부도 가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임명되고 나서 이재명 정부의 전과는 25범"이라며 "범죄자 주권 정부냐"고 쏘아 붙였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저 민주당 놈들이 여러분을 한날한시에 묻어버린다고 해서 안전하신지 확인하러 왔다"며 원색적 표현으로 비판했다. 최강욱 전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지난달 ''2찍(국민의힘 지지자 비하 표현)'을 싹 묻어버리겠다'고 비난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저는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재판만 속개되면 당선 무효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윤어게인' 깃발 곳곳에... 강성 유튜버들 제지 못해

의원들의 강공모드에 질세라 이날 동대구역 광장 곳곳엔 '윤어게인' '스톱 더 스틸' 등 극단적 주장을 펴는 깃발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인권유린 그만하고 대통령을 석방하라' 등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 및 부정선거 등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수 강성 유튜버들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규탄대회 성격과 주제에 어긋나는 피켓이나 깃발 등은 일체 활용 불가하며 현장에서 제재 예정"이라고 공지했지만, 이들의 참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행사 시작 전 자리 정리에 나선 국민의힘 관계자들에게 유튜버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한때 소란이 일었다.
최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차지하며 일약 대선 주자로 떠오른 장 대표를 '띄우기' 위한 촌극도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집회 참석 인원에 대해 "당초 5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으나, 장 대표 연설 시에 인파가 몰려 7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약 15분 남짓한 장 대표의 연설 시간에 2만 명의 인원이 추가로 모였단 얘기인데, 정치권에선 과장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장 지난해 2월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이곳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관했을 때 경찰 추산 5만2,000명 규모와 비교하면 이날 모인 인원은 그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장동혁을 지키자"(구자근), "장동혁이 가장 앞에서 싸우고 있다"(박충권) 등 '장비어천가' 발언이 이어졌다.
"민심 설득 못 해" 우려에도... 27일엔 서울 집회 검토
당내에선 강경 일변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비영남권 중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채팅방에서 '야당탄압 독재정치'라는 구호가 중도층의 민심을 공략하는 데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재검토 필요성을 거론했고, 일부 의원들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영남권 한 의원은 "민주당의 사법부 흔들기는 비판의 여지가 충분하다"면서도 "지금 우리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잘못하면 황교안 꼴 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9월 3주차 여론조사(16~18일 조사·19일 발표·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장동혁 대표 선출 직후인 8월 4주차 23%를 기록한 뒤 9월 3주차까지 24%로 횡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다음 달 초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전방위 투쟁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특히 오는 25일 '검찰청 해체'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 상황을 지켜본 뒤 27일 서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여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대구=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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