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만찬장, 국립경주박물관서 라한호텔로 변경... 지역사회는 우려의 시선

장성재·박종진 2025. 9. 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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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식 만찬장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경주 라한호텔 대연회장으로 변경됐다.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지난 19일 제9차 회의를 열고 국립경주박물관 중정 내 신축 건축물 대신 라한호텔에서 만찬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만찬장 변경에 따라 국립경주박물관 신축 건물은 APEC CEO 서밋과 연계한 기업인·정상 간 네트워킹 공간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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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준비위 “대규모 인사 수용 위해 호텔 연회장 선택”
국립경주박물관 내 신축건물 공정률 95%에도 호텔로 만찬장 변경
지역사회 “경주 문화적 상징성 살리지 못해 아쉬워”
경주 IC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마주하는 신라인의 미소 얼굴무늬 수막새 조형물. <영남일보 DB>

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식 만찬장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경주 라한호텔 대연회장으로 변경됐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경주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보여줄 기회가 축소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정상들에게 한국의 맛과 멋을 알릴 수 있는 장소대신 호텔을 만찬장으로 선택한 것은 K-컬처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현 정부의 문화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지난 19일 제9차 회의를 열고 국립경주박물관 중정 내 신축 건축물 대신 라한호텔에서 만찬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당초 준비위는 지난 1월 국립경주박물관을 만찬장으로 확정하고 국비 8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천㎡ 규모의 신축 건물을 건립해 왔다. 그러나 공사 지연과 시설 부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다. 지난 6월 국회 APEC특위 현장 점검에서는 낮은 공정률이 지적됐고, 이달 4일 특위 전체회의에서도 화장실과 조리실 등 기본 시설이 미비하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체 방안 필요성도 논의됐다.

결국 지난 17일 경주박물관 신규 조성 시설 공정률이 95%까지 도달했음에도 만찬장은 라한호텔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 준비위는 "국내외 각계를 아우르는 폭넓은 인사가 참여할 예정이어서 보다 많은 인사를 초청할 수 있도록 호텔 대연회장에서 만찬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진행하기로 예정된 만찬 계획이 갑자기 바뀌자 지역사회에서는 경주의 상징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주 주민 김인성(48·외동읍)씨는 "APEC 회원국 정상들에게 경주와 한국의 전통,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무산돼 안타깝다. 호텔에서 이뤄지는 만찬이 경주의 특색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의아해 했다.

만찬장 변경에 따라 국립경주박물관 신축 건물은 APEC CEO 서밋과 연계한 기업인·정상 간 네트워킹 공간으로 활용된다.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APEC 주간에는 국내 전략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여하는 퓨처테크 포럼 등 경제행사가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준비위 측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한국 경제의 재도약과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진흥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국립경주박물관은 APEC 주간에 개방해 대한민국 문화와 경주의 역사 자산을 해외 참가자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국비가 투입된 신축 건물이 정상 만찬장으로 쓰이지 못하면서 예산 효율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북도는 박물관 신축 건물이 단순한 임시 건물이 아니라 정상회의 기간 주요 글로벌 경제행사와 공식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장성재·박종진기자 blowpaper@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