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산지 휩쓴 산불…영덕·청송·영양 등 생산량 급감 우려

남현정 기자ㆍ최길동 기자ㆍ박문산 기자ㆍ김형소 기자 2025. 9. 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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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소실된 영덕 송이산…피해 농가 1천여 곳·경제적 손실 50억 추산
청송은 100억 피해, 복구까지 20년…“계약 못하는 품귀현상에 가격도 폭등”
▲ 울진 전곡리 송이산 가꾸기 모습.

지난 3월 25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을 비롯해 청송·영양·영덕까지 번지며 국내 대표 송이 산지를 집어삼켰다. 송이산이 대규모 피해를 본 만큼 올해 송이 생산량 급감에 따른 출하초기 가격폭등이 우려되고 있다.

'송이의 고장'으로 꼽히는 영덕군은 송이산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올가을 송이 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영덕군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전체 송이 산지의 약 70%가 소실됐으며, 지역 송이 임가 2051가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30가구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 생산 차질 물량은 약 52t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지난해 1등품 ㎏당 100만 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된 것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올해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 약 5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한번 송이산지가 소실되면 복구와 생육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특성이 있어 피해가 단순 한 해의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며 "피해 농가 지원과 함께 장기적인 복구 대책을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송·영양·안동 등에도 불길이 휩싸이며 송이 채취 기반이 통째로 무너졌다.

전국 송이버섯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청송군 역시 송이산이 대규모 피해를 입으면서 경제적 피해만 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청송군산림조합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청송군 내 3500여㏊의 송이산이 전소됐다. 이 지역에서 임가공업에 종사하는 500여 농가 중 절반가량이 직접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농가의 연간 송이 생산량은 청송군 송이공판 기준 평균 24t, 직거래까지 포함하면 약 80t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산불로 송이 생산이 불가능해지면서 농가들은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문제는 송이산의 회복에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산림조합은 훼손된 송이산지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약 2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피해 농가들은 장기간 소득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조승래 청송군산림조합장은 "송이균 감염 묘목 공급 확대, 임도 신설, 사방사업 확대와 불에 강한 수종 식재 등 종합적인 복구 대책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소나무와 활엽수를 함께 심는 혼합림 조성을 통해 산불 저항성을 높이고 송이산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산불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따라 봉화지역 올 가을 송이 생산 전망도 어둡다.

수분 부족으로 송이생육 환경을 크게 헤쳐 지역 송이채취 농가와 수집판매상들은 송이 흉년을 우려했다.

송이수집·판매업체 홍영철(57·봉화읍 거촌리) 대표는 "봉화지역 송이 생산량은 전반적으로 생육환경의 악화로 해마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2년 산불로 북면, 죽변면, 금강송면 등 핵심 송이 서식지가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는 울진군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울진군산림조합 공판 실적기준 산불 전인 2021년 1만2158㎏이던 송이 생산량은 △2022년 3229㎏ △2023년 8051㎏ △2024년 6937㎏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생산량이 줄자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평균 30~40만원 대에 형성됐던 1등급 1㎏ 가격은 지난해 10월 5일 영덕군산림조합 공판에서 70만원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30일 양양속초산립조합에서는 송이 1등품이 1㎏에 160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품귀 현상이 심화되며 거래 불안정성도 커졌다.

영덕지역 한 송이 유통업자는 "올해는 계약 물량도 확신이 없어 사전계약은 꿈도 못 꾼다"고 토로했다.

박재용 울진군 산림과장은 "산불 뿐 아니라 소나무 재선충 확대와 기후 온난화 등 송이 생산량 감소 요소가 늘어남에 따라 대체 작물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