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 필리핀 언론인 “트럼프는 두테르테의 데자뷔···PTSD 느껴”
권력 분립 붕괴 “두테르테는 6개월, 트럼프는 단 100일 만에”
“현재 미국은 헤드라이트 앞에 선 사슴” 경고

필리핀 출신 노벨 평화상 수상인 마리아 레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방식이 과거 인권 탄압적 통치로 비판받았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필리핀 매체 롤링스톤 등 외신은 20일(현지시간) 전날 미국 토크쇼 <데일리 쇼>에 출연한 레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표현·언론 자유 억압 상황을 두고 “두테르테 재임 시절 필리핀에서 벌어진 일과 똑같다”며 “데자뷔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헌법에 규정된 권력 분립과 관련 기관들을 단 6개월 만에 붕괴시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만에 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사는 미국의 상황을 “헤드라이트 앞에 선 사슴”에 비유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억압적 행보가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슴이 이를 피하지 않으면 권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저항을 통해 권리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인 존 스튜어트도 “트럼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에서 ‘표현’의 뜻을 재정의했다”며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만 표현의 자유로 인정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17일 평소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온 미국 ABC방송 간판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가 무기한 방영 중단 결정됐다. 진행자 지미 키멀이 지난 15일 방송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찰리 커크를 죽인 범인을 자기 진영과 다른 존재로 규정하며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애쓴다”고 말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CNN 기자 출신이자 필리핀 매체 래플러의 설립자인 레사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집권 시절 권위주의적 통치와 폭력성에 맞서 싸운 저널리스트다. 두테르테 정부는 그에게 11차례의 체포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그는 신변 위협 속에서도 언론 자유를 수호한 공로로 202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81014001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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