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닭포불고기 냄새에 발길 멈춰…’ 군위 의흥 어슬렁길 골목축제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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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시장 어귀부터 골목길엔 구수한 닭포불고기 냄새가 피어오르고, 골목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물결쳤다.
지난 20일 군위군 의흥면 의흥전통시장 일대가 하루 동안 '흥(興)미(味)로운' 공간으로 변신했다.
축제가 열리는 의흥전통시장은 오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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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시장 어귀부터 골목길엔 구수한 닭포불고기 냄새가 피어오르고, 골목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물결쳤다. 지난 20일 군위군 의흥면 의흥전통시장 일대가 하루 동안 '흥(興)미(味)로운' 공간으로 변신했다. 이름부터 정겹다. '어슬렁길 골목축제'. 말 그대로 어슬렁어슬렁 느릿느릿 걸으며 즐기는 잔치다.
축제가 열리는 의흥전통시장은 오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코 끝을 훅 찌르는 건 다름 아닌 닭포불고기가 익어가는 냄새. 의흥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이자, 이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이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냄새에 침이 고이고, 그리고 연기 너머로 웃으며 불고기를 뒤집는 상인의 손놀림에 발길을 멈추는 사람들. 누군가는 "이 냄새에 안 끌리면 간첩"이라며 웃었다.
길을 따라가니 작은 무대가 마련돼 있었고, 흥겨운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의흥면 고고장구팀이 장구를 들고 등장하자 관객석은 금세 술렁였다. 웅장하고 절도 있는 장단이 시장 골목을 뚫고 지나가듯 퍼졌다.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손뼉 치고 어깨 들썩였다. 김진열 군수와 부인 이정희 여사, 최규종 군의장, 김영숙 부의장도 함께 자리를 잡고 장단에 몸을 맡겼다. 정치인도, 주민도 그날만큼은 한마음인 것 같다.
볼거리도 풍성했다. 민요공연, 섹소폰 연주, 트로트 무대까지. 오래된 시장 골목이 이 날만큼은 마치 한 편의 종합 예술 무대처럼 느껴졌다. "시장에 이런 무대가 생기다니, 꿈만 같아요." 시장 상인들은 감격스러워했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빠질 수 없었다. OX퀴즈, 전통부채만들기, 룰렛 이벤트 그리고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플리마켓. 손에 손을 잡고 온 가족이 함께 체험하는 모습이 이 골목에 따뜻한 온기를 더했다.
의흥면사무소 직원들은 축제장 구석구석을 오가며 방문객 안내에 한창이었다. 지역활력과 이미경 과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일일이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편안함을 선물했다.
축제를 마무리하며 김진열 군수는 "먹거리도 볼거리도 모두 의흥다운 것들입니다.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축제인 만큼,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의흥이 군위 동부권의 얼굴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꾸준히 만들어가겠습니다"고 밝혔다.
해가 저물며 노을이 골목길을 붉게 물들이자, 사람들은 천천히 발길을 돌린다. 그들의 표정은 밝았다. 닭포불고기의 냄새, 장구 소리, 골목을 따라 흐르던 온기… 그 모든 것이 남아 있는 하루였다.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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